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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씨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대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에 대한 정보도 없다.
갠적으로 너무 좋았던 신경숙씨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와 비슷한 느낌의 표지와 제목이 맘에 들어 자꾸만 시선이 끌리는데 한번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읽어야 할 책도 많은 데 무슨 책을 또 사냐며 꾸욱 참기를 며칠.
그 때 어쩜 이렇게 운 좋을수가 ~ 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타이밍 좋게 에라토님께 선물받아 기분좋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책이 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로봇, 여행, 악어, 밀회, 명예살인, 마코토, 아이스크림, 조, 바다이야기1, 바다이야기2, 퀴즈쇼, 오늘의 커피, 약속 이렇게 열 세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전체적으로 느낌 좋고, 호기심 일어 다음 내용이 너무나도 궁금하게 느껴졌던게 로봇, 여행, 악어, 밀회, 마코토, 퀴즈쇼 정도 -
아주 맘에 들어 장편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이야기는 밀회가 되겠다 !!
흥미진진하게 읽기 시작하다 마지막엔 이게 뭐야? 당황스러웠던 이야기도 여럿 있었지만 다 용서가 되는 기분이 드는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란 제목이 주는 여운 때문인 듯 ~ 제목 하난 기가 막히게 잘 정한 것 같다.
이 책 한권을 읽고 그의 이야기는 역시나 환상적이다, 팬이 되었다는 둥의 말은 못하겠지만 앞으로 관심갖고 지켜볼 만 하다는 정도의 짧고 산뜻한 첫인장을 준 만남이었던 것 같다.
삶이란 별게 아니다. 젖은 우산이 살갗에 달라붙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다. <p.9 로봇 中에서>
비오는 날 오후라 그랬을까 ? 책을 읽고 나서도 끈지덕거리게 따라다니는 멘트가 있었으니 바로 이것.
나 또한 그녀처럼 이 문구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계속 되뇌이게 되더라.
삶, 젖은 우산, 살갗, 참고 견딘다. 삶, 젖은 우산, 살갗, 참고 견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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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이제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이상하게 네 얼굴이 떠올라.
네가 내 가장 중요한 것을 빼앗아간 것같아. <p.41 여행 中에서>
"내 인생이 TV 드라마였으면 벌써 시청자들의 항의가 인터넷 게시판에 빗발쳤을 거야.
루한 연장 방영을 즉각 중단하라고." <p.51 여행 中에서>
너무 평화롭고 좋아서, 어쩐지 그 시간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몰래 빌려온 것만 같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들킬 것을 염려하는 어린 도둑들처럼 조심스레 그 시간을 아껴 쓰곤 했습니다. <p.91 밀회 中에서>
". . . 있는 거야?"
그녀가 묻습니다. 나도 궁금합니다. 나는 있는 걸까요? 정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내 육신이 거기 있다고 해서, 응, 있어, 나 여기 있어, 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아, 대저 존재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분명 여기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있고 그녀가 느낄 고통을 미리 느끼고 있는데, 그런데 나는 과연 없는 것일까요?
<p. 99 밀회 中에서>
인간은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자기 같을 거라고만 생각한다. <p.230 퀴즈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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