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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난 흑인이에요, 백인이예요?"
"넌 인간이야" <p.106>
전통파 유대집안에서 태어나 어릴때부터 '할 수 없다'와 '해선 안된다'등의 수많은 금기 속에서 자란 것으로도 모자라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는 물로 노동력 착취까지 ~ 완고하고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두번의 결혼으로 열두명의 자녀를 낳았고 그 자녀들 모두를 훌륭하게 키워 내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데 지식 없는 돈은 가치가 없고, 종교로 뒷받침된 교육이야말로 미국에서 가난을 벗어나는 길로 여긴 엄마의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절대적 사생활 보호와 뛰어난 학업 성적을 고집하며, 인종을 막론하고 외부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엄마.
아버지의 수완좋은 장사로 배를 굶주리진 않았지만 백인들에겐 유대인이라 놀림받고, 흑인을 상대한다는 이유로 유대인 사이에서도 별다른 대접을 받지 못해 사랑과 온기에 굶주린 삶을 사는 것으로도 부족해 흑인 남성과 결혼해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는 더 큰 편견과 차별속에 지내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맛선 그 용기가 너무나도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누군가 그랬다. 하느님이 모든 사람들을 돌보아 주기 힘들기 때문에 천사를 보냈다고 . . 그분이 엄마라고 . .
이 책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컬러 오브 나이트는 그런 위대한 어머니의 이야기다.
열두명의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냈고 또 대부분을 대학원까지 보내 의사, 교수, 화학자, 교사들로 키운 엄마란 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란 말이 절로 나올텐데 정통파 유대교 랍비의 딸로 태어나 인정차별이 심했던 1940년대에 흑인과 결혼한 백인 여성에 열두명의 흑인 자녀라니~
그 독특한 환경만큼 구구절절 사연에 눈물과 웃음과 안타까움의 한숨이 교차하면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더라.
바위처럼 단단하게 자기 방식만 고집하며 무엇 하나 바뀌질 않는 아버지 '피셸 실스키' 에 대해 얘기한 부분이 은근 우리아버지와 닮은 구석이 많아 읽는 내내 화가 났던 것 같다.
어머니가 시집와 할머니 시집살이가 엄청 심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아들을 못낳은걸로 고된 시집살이를 당한터라 아들과 딸을 구별해 애정을 쏟은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결혼해 아이를 낳으니 친손자와 외손자를 구별해가며 각기 다른 정을 주시는 그 모습을 보며 내가 당했던 거완 또다른 아픔에 너무도 큰 상처를 받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인연을 끊고만 싶었는데 . .
세상에는 이렇게 더 큰 편견과 차별속에서도 당당한 삶을 살아온 내가 있다고 외치는 책이 있으니 숙연해질 수 밖에. .
그러니 나도 아버지의 그런 자잘한 차별따위에 상처받지 않을거라고, 이들 가족처럼 시간이 흘러 분명 모든것을 웃으며 이야기 할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더 큰 사랑으로 모든걸 감싸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