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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도그 바이 - Long Dog Bye
가스미 류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새앙뿔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책표지에 나와있는 '애로우'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잡종견으로 온몸이 적갈색인데 코부터 머리, 등 한가운데 까지 하얀 무늬가 한 가득 들어있는데 그것이 화살표를 닮아서 애로우라는 이름이 붙었다.
레노가 떠난 지 벌써 1년. 마을의 영웅 같았던 레노는 어릴적 경찰서와 소방서에서 표창을 받은 빛나는 경력이 있다. 이웃집에 속옷 도둑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에 방화범도 침입한 것. 절묘한 타이밍에 짖어댄 탓에 소동을 눈치 챈 주민의 신고로 둘 다 체포됐다. 그 후 성견이 되어선 언덕길을 구르는 유모차를 구하기도 하고, 큰 비가 와서 마을에 흐르는 강이 불어났을때 레노의 주인인 할아버지가 발이 미끄러져 강에 빠졌을때도 용감하게 급류에 뛰어들어 셔츠자락을 물어 주인을 구해내기도 한 눈부신 활약에 레노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고 레노가 죽었을때 그의 업적을 기려 프라다 공원에 동상이 세워지게 된 것.
미스터리의 시작은 우엉으로 사람 좋아보이는 주인을 따라 산책을 나섰다 프라다 공원내 동상 앞에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개들을 만나 믿기지 않는 얘길 들으면서부터다. 시바이누인 레노의 실물 크기의 동상 '앉아'자세로 놓여있는 받침대 바로 앞에 우엉 네 뿌리가 심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어제까지는 없었는데 갑자기 솟아난 것도 아닐테고 무슨일일까 ?
레노의 1주기를 앞두고 레노에게 바치는 제사상이 아니겠냐는 말도 나오지만 평소 양배추는 좋아해도 우엉은 전혀 ~ 아니올시다였다 레노이기에 이상하기만 하다.
집 마당 바로 앞 밭에서 우엉을 훔쳐 심은 것 같다는 본타.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왠지 불안해져 패닉 상태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날뛰게 되는지라 그 모습이 뜨거운 핫플레이트 위에서 날뛰는 것 같다고 핫도그란 별명이 붙은 그가 우엉 도둑을 찾아 오명을 씻고 싶다며 이사 가기전에 도둑도 잡지 못하는 한심한 개라는 이미지를 벗고 싶다며 본타에게 범인을 찾아달란 부탁을 하게 되고 사건을 해결하러 나선 애로우는 뾰족한 귀를 바짝 세우고 여러 개들의 이야기를 듣지만(일명 사정 청취)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때 박학다식하고 정보에 뛰어난 일명 교수라 불리우는 개 '허리슨'을 만나 레노의 유령에 관한 재미난 얘기를 듣게 되는데 . . .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개 세계의 특수 부대 같은 G8 멤버들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다 잠든 시간에 모여 사건을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는데 그들은 우엉, 레노의 유령, 공원 내 큰 느티나무에 걸린 가게용 발매트, 공원에서 잃어버린 물건 등등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세계 최초의 본격 개 추리소설로 애견인과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글귀에 혹해 냉큼 읽기 시작했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털 알러지가 있어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평소 동물이 나오는 영화나 다큐 등등을 잘 챙겨보는데 그 중에서도 매주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게 TV 동물농장이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사람 만큼이나 다재다능한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접하지 못하는 이런저런 동물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는데 이 책은 그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이라고 할까? 개가 주인공인 것도 신기한데, 말도 하고 이런저런 재능을 갖고 있는 동물들이(여기서는 다양한 종의 개) 프라다공원에서 생긴 기묘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가는지를 재미나게 엮은 책으로 특히나 굴 파기의 달인 뫼비우스, 이런저런 물건을 조달해 주는 에드워드 2세, 잡동사니를 개조해 편리한 물건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의 스누퍼, 자물쇠를 따는 듀크, 쿵푸 못지 않은 멍푸의 달인인 신티, 외모나 음성 등등 변장의 달인인 폴리 등등의 G8 멤버의 활약이 굉장히 재미었다는 ~
캣츠 앤 독스에 나오는 개들로 그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순박하고 귀여운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동료들의 수만큼 길이 생긴다. 그리고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p.358>
내 소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내삶도 풍요로워 지겠지 ?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한데 이건 개가 사는 세상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나 똑같은 듯~
개가 주인공이라 읽지도 않고 유치할 거라는 추측은 금물 !! 일본 대표 추리 작가중 한명답게 끝까지 탄탄한 이야기를 즐길수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짜임새있는 추리소설로 갖출 건 다 갖춘 그런 이야기란 말씀!!!
어릴때부터 개를 좋아했다는 가스미 류이치님은 50대 아저씨인 지금도 개와 대작을 하는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만큼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에 추리 작가로서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신개념 소설을 쓴거겠지 싶어 털털하면서도 인자한 (마치 애로우의 주인 아저씨같은) 이분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는 ~
가수는 노래로, 화가는 그림으로 작가는 글로서 이렇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마음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진다.
시골이 아니라 출퇴근길 마주치게 되는 개들도 없지만 공원에서 개들을 만나게 된다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선으로 쳐다보게 될 것 같다.
애로우. 다음에 더 재미난 사건으로 또 만나요 ~
웡 모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