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에는 큰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때도 있어.

거기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고 떠밀려 물에 빠졌다고 자신을 비하할 건 없지.

파도가 밀려올 것을 미리 알고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p.79>

 

몇배 더 재미난 이야기로 다가온 하자키 시리즈 두번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행운의 여신이 아닌 불운의 여신이라 할 수 있는 '아이자와 마코토'란 독특한 캐릭이 있어 더 재밌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다니던 작은 편집 프로덕션이 도산해 코지타임이라는 정보잡지로부터 편집일을 의뢰받아 착실히 매상을 올려가고 있던 어느날 갑자기 그 잡지의 편집장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대형 출판사와의 인연이 끊겨 어이없이 실직하게 된 마코토는 기분전환을 할 요량으로 거금을 털어 로열 할리우드 호텔에 묵게 되지만 그날 밤 호텔에 불이 난다. 담배를 사러 내려왔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불에 타 죽은 여자의 시체를 옮기는 것을 맨눈으로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일로 쇼크와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에 걸려 뒷머리에 십원짜리 동전만 한 땜통이 생겨 지인의 소개로 카운슬러라는 사람을 만나는데 '당신의 등 뒤에 불에 타 문드러진 여자 모습이 보입니다'라고 말하더니 수상한 신흥종교를 권하는게 아닌가 !

그곳에서 도망치다 왼쪽 발목까진 삔 마코토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아무도 없는 바닷가를 향해 '나쁜놈아'를 외칠 뿐이다.

그런데 넘실넘실 파도에 움직임에 맞춰 커다란 하얀 물체가 그녀에게 다가오고, 큰 파도에 밀려 마코토의 발밑에 던져진 것은 사람의 시체뿐.

그녀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마에다 가문의 편력과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훨씬 재밌어진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첫번째 이야기 '빌라 매그놀리아의 사체' 보다는 훨씬 단촐해진 주인공들로 인해 이름이 헷갈리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 어찌나 좋던지.

특히나 마에다 가의 사람들에게 집중된 이야기들로 인해 집중도가 높았던  것 같다.

이곳에서 오로지 타지 사람에 속하는 마코토가 '나쁜놈아'를 외치기 위해 들렀다 우연찮게 로맨스 소설 전문 헌책방에서 일하게 되고 불행을 몰고 다니는 그녀답게  일하자마자 도둑이 들지 않나, 도둑으로 오해받아 쇠냄비로 얻어맞는 상황이 발생하질 않나, 헌책방에서 사체가 발견되지 않나, 관속에 갇히는 신세가 되질 않나~ 복잡한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 건 로맨스 소설을 사랑하는 베니코 여사님은 물론 시종일관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코토' 때문. 최고의 웃음 포인트다 !!

잘 짜여진 이야기 한편이 주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마음이 무거울때 가볍게 읽기 좋은 로맨스 소설. 실제 로맨스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기도 한데 베니코 여사님이 들려주는 무궁무진한 로맨스 소설의 세계에 금방 눈과 귀가 황홀해 지던데 우리네 삶도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속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

돈? 지위? 명예? 자기 이해관계만 걸렸다하면 체면이고 뭐다 다 팽개치고 달려들다 사회적 지위까지 모두 잃은 사람들을 많이 봐왔는데 그 어느때보다 올바른 가치관과 책임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듯 !!

 

헌책방에 도둑이 든 후 치아키가 용서를 바라며 마코토에게 식사대접을 하는데 그때 등장하는 것이 하자키반도 코앞에 있는 작은 섬으로 간조가 되면 모래톱이 생겨 섬으로 건너갈 수 있는 사토지마 섬. 들고양이들의 낙원이 된 지 오래라 사토지마를 '고양이 섬'이라는 뜻의 네코지마라고 불리우는데 그곳을 무대로한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3탄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도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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