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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가장 아름다울 때 져버리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그리움이라는 지울 수 없는 얼룩을 남긴다. <p.19>
조선희 소설집 ' 모던팥쥐전'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1,2를 참 재밌게 읽었다. 3편이 나옴 넘 좋을 것 같은데 2편이 끝이라니 너무너무 서운한 ㅠ
그러는와중에 새로운 작품 소식을 접했고 그 작품들중 두어편이 노블마인 카페(http://cafe.naver.com/novelmine.cafe)에 연재가 되면서 호기심은 백배증가. 너무나도 완벽하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라 이 책이 판매되길 너무 기다렸다는 ~ >.<
운좋게 지인에게 선물받아 지난 주말에 재빠르게 읽어볼 수가 있었는데 정말 기대를 져버리지 않더라.
한국의 온다리쿠라 불리울 정도로 탁월한 이야기꾼인 그녀가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나 할까-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전래동화의 반전.
콩쥐팥쥐, 여우누이, 우렁각시, 개나리꽃, 선녀와 나무꾼, 십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까지 여섯개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각색했다.
여기에 아이완의 몽환적인 그림까지 더해져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모던 팥쥐전'
콩쥐팥쥐를 각색한 서리,박지에서 팥쥐젓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생전 첨 듣는 뒷얘기인지라 읽고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전라도 사람이라 그런가 유난히도 젓갈 좋아하는데 그 후로는 왜케 무섭던지. 호기심에 찾아보니 그것말고도 생각외로 많더라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대사로 유명한 '해와 달 이야기'와 장화홍련은 물론 백설공주, 신데렐라, 헨델과 그레텔, 빨간동화 등등 외국 작품은 더 많더라.
전래동화는 원래 18세기까지 어른들의 이야기였는데 20세기에 들어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고하니 놀랠노자가 아닌가 싶다.
여섯편 모두 독특한 이야기지만 갠적으로 개나리꽃 이야기를 각색한 '개나리꽃'에서는 어딘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헤매고 있는 환자들의 의식을 찾아다주고 보수를 받는 남자들이 나오는데 '뒤집고 뒤집히는' 게임을 하는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를 그린 <빛의제국, 민들레공책, 엔드게임>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이라 아~ 한국의 온다리쿠가 맞구나 싶어 너무 좋았고,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각색한 죽이거나 살리거나 내용은 현실적으로 있음직한 이야기라 혼자서 은근 쌤통이라 좋아하며 읽었던;;기억이 난다.
모던팥쥐전을 다 읽고 비채에서 나온 제프리디버의 잠자는 인형을 읽었는데 신기하게도 거기에선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꿈꾸는 무서운 남자가 나오더라. 전혀 다른 이야기인줄 알았던 두 책이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 어찌나 신기하던지 ~
덕분에 책읽는게 너무 재밌는 요즘이다.
"보통 빠르기로! 인생이든 무엇이든 그게 덜 피곤하거든.
현실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그렇게 비관할 필요 없어. 모든 존재는 자기 자리가 있는 법이지.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누구든 어딘가의 구성원이야. 그래야 현실과 비현실이 균형을 맞추고 전체를 이룰수 있거든."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