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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혜정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아직도 아내를 깊이 사랑하나 봐요, 그렇죠?"
"그게 . . . 어려워.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죽었어. 현실적으로 죽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는 죽은 자에 대한 사랑의 환상 속에서 길을 잃는 게 아닐까? 완벽한 존재를 기억하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그녀는 진정 존재했을까?
카를라는 이탈리아 여자였고 충동적인 편이었지. 끔찍하게 화를 내는 순간도 종종 있었고, 미칠 정도로 내 감정을 부추기기도 했어.
하지만 그런 것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내가 기억하는 것은 괴로운 기억이 아니라 멋진 것뿐이야."
"그게 정상이예요."
"정신은 고통에 멈춰 서지 않아요. 하지만 도망가는 행복을 따라 달리는 것 역시 건강에 좋지는 않아요.
잃어버린 이 행복은 현재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을 앞질러 가서 결국 당신을 죽일 거예요. 서서히 고통을 주면서." <p.201>
소아 성애자의 범죄행위 때문에 소아 성범죄 치료를 담당하는 정신과 의사인 '네드'를 찾아온 형사 반장 필리프 하트는 그곳에서 우연히 엘레나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매력에 반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뚱뚱한 사람들이 연달아 실종되고, 괴상망측한 모습으로 살해되는 사건에 빠지면서 그녀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 . .
가축을 절단하는 작업실에 내걸린 벌거벗은 남자의 축 처진 몸뚱아리. 입과 식도 안에 가득찬 사탕, 잘려나간 시체의 손목, 가죽 끈에 묶인 자국, 그리고 피로 쓰여진 시구. 이 모든것들이 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채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그들은 해결할 수 있을까?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만찬은 프롤로그부터 굉장히 독특한 소설이다.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을 식전주인 아페리티프로 시작해 코스요리의 마지막인 커피와 미냐르디즈라는 디저트까지 23가지로 나눠놨는데 그것이 프랑스의 식사 과정이라고 한다. 소설의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작가의 아이디어가 센스 넘치는 듯~
잔인한 살인사건속 성범죄, 무기밀매와 유아 암거래, 아동학대를 비롯 상처입은 사람들의 사랑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어찌나 생생하게 표현했는지 글을 읽는 순간 화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더 책읽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지금 당장 영화화 된다해도 놀라지 않을 정도.
뚱뚱할 뿐 아니라 괴물인 인간들.
그의 어린시절부터의 환경을 생각했을때 그들의 죽음으로 얻어지는 것들에 대해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두다 묵인되어서는 안되는 일들도 있기에 쉬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어 아쉽긴 하지만(특히 엘레나에 대한) 맛깔나게 쓰여진 이야기 덕분에 기분전환은 톡톡히 된 듯.
요즘 일드 마더를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이 책 만찬과 마찬가지로 아동학대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는데 엄마가 된다는 것이 무엇이지, 행복한 가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 것 같다.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을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라는 공익광고의 멘트가 생각난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는~
좋은 엄마,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미리미리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