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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해도 될까요?
제임스 패터슨.가브리엘 샤보네트 지음, 조동섭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상상의 친구들은 아이들이 제대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존재야.
외로운 아이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하지만 그 뒤에는 반드시 떠나야 해.
지금까지 늘 그래 왔고 이 사실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거야. 그러니까 이건 . . .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하는 규칙 같은 거야." <p.41>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는 굉장히 독특한 로맨스 소설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한 채 성장한 '제인'이 그녀의 어린 시절 상상의 친구였던 소년 '마이클'을 2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면서 펼쳐지는 동화 같은 사랑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의 유명 제작자로 항상 바쁜 엄마 '비비엔 마고' 때문에 언제나 혼자였던 여덟살 소녀 '제인'에게는 '마이클' 이라는 상상의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맛있는 뉴욕 세이트레지스 호텔의 아이스크림 선디를 먹으며 마이클과 '제인과 마이클 놀이'에 푹 빠진 제인에게 마이클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제인의 눈에만 보이는 '상상의 친구'
아홉 번째 생일날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많은 축하를 받아야 하지만 엄마는 제인의 생일도 모른채 일하느라 바쁘고, 아빠는 그녀가 갖고픈 살아있는 강아지 대신 보랏빛 푸들 인형만 안겨준채 2분도 되지 않아 연인과 함께 낸터켓으로 떠나버려 생일을 맞아 행복해야 할 소녀는 방에 들어가 펑펑 울게 된다.
그런 제인을 달래준 마이클이지만 그런 그도 오늘만큼은 제인에게 제일 힘든 이야기를 꺼내야만 한다. 상상의 친구가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아직 헤어질 준비도 안됐고 죽기보다 싫은 일이지만 어쩔수 없는 일인지라 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얘기하며 절대 잊지 않겠노라 말하는 제인. 그로부터 23년이 흐른 지금 제인은 엄마의 도움으로 자신과 마이클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게 되고, 그 연극 <고마워요, 하느님>은 흥행 성공해 영화로도 만들 준비를 하게 되고 연극에서 마이클 역을 맡은 배우 '휴 맥그래스'와 사귀게 되지만 여전히 혼자다.
모든 것을 다 가졌으면서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서른 두살의 여자. 남들이 보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직업을 갖고 있지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부유하고 성공한 엄마가 있지만, 엄마는 어린애 다루듯 대하면서 그것을 사랑이라 말하고, 멋진 애인도 있지만 그 애인은 프로포즈를 빌미로 자신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뽑아달라며 거래를 제안한다. 행복은 커녕 외롭고 슬프고 불쌍한 그녀에게 어린시절 상상의 친구였던 마이클과의 재회로 많은 변화를 갖게 되는데 ~
상상의 친구를 기억하는 아이는 없다고, 혹 떠올린다고 해도 그건 마치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질거란 마이클의 말과 다르게 제인은 언제 어디서나 '마이클'을 떠올리며 그리워한다. 상상의 친구의 도움을 받은걸 밑걸음삼아 제대로 성장했다면 그녀 또한 다른 아이들처럼 그를 떠올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녀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겠지 ?
책읽는 내내 제인이 많이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더라.
상상의 친구가 등장하는 책과 영화가 많다. 그 중에서도 '황홀한 영혼 프레드'란 영화가 있는데 큰 틀은 이 책과 거의 비슷한 듯 ~
주인공들이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크게 한뼘 자란 느낌이다.
어떻게, 얼마나 '상상의 친구'란 일을 하게 되었으며, 사랑의 열병을 앓고 심장이 뛰는 등 사람으로서의 변화를 불러 일으킨 요소에 대한 설명등등 - 물론 그것이 사랑의 힘이란 사실은 알고 있지만 말이다. 책 페이지를 늘려 상상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넣었다면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란 타이틀을 벗고 더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느낄수 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