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합
타지마 토시유키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을 아직 모르는군.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몰라.

혹시 보들레르 아냐? 프랑스 시인인데, 보들레르나 읽고 정신연령을 좀 높여 보는 게 어떨까?

<악의 꽃>이라고, 그 시집안에 이 세상사 전부가, 인간의 모든 것이 들어 있지."

 

참회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는

치사스런 눈물로 모든 더러움을 씻어 낸 줄 알고

신나서 되돌아오는 진흙탕길.

 

". . . . 알겠어? 알아들으면 어른인 거야." <p.230>

 

 

타지마 토시유키의 흑백합

온다리쿠의 도미노, 미나토 가나에의 속죄를 읽으면서 책 속 출간예정작에 대한 책자를 살펴보다 관심을 갖게된 책중 하나다.

열네살 소년소녀가 주인공이라 유치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으로 시작하기도 했는데 흑백합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 흑과 백에 맞게 아이들이 보여주는 한없이 순수한 모습과 다르게 어른들의 불순한 모습들이 묘하게 비교되어 균형이 적절히 맞았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

 

카오루와 처음 만난 건 롯코산에 있는 표주박 연못가로 당시 그녀 나이 열네 살. 나( 스스무)와 카즈히코 모두 동갑으로 두 사람 모두 그녀를 좋아하게 됐다며

오래전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지난 봄 도쿄에 출장 온 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로 여름방학, 롯코 산에 있는 별장에 놀러가게 된 '스스무'는 그곳에서 체격은 비슷하지만 한눈에 봐도 영리해보이는 소년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카즈히코'다.

표주박 연못을 보러갔다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이 연못의 요정이라 말하는 조금은 황당한 그녀가 '카오루'. 그렇게 세 사람의 풋사랑은 시작된다.

 

일기 형식으로 그날그날의 기억을 찾아 적어내려가다 이십여년전의 어른들의 이야기로 돌아가길 반복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소년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청춘소설과 미스터리류를 오가며 지루함없이 갈아타기를 잘한 작가의 능력이 엿보이는 것 같아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데 글쎄~

열네살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어른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부분이 살짝 의심스러워 어른들의 이야기를 잘 기억해둔 덕분인지 반전에 대한 놀라움 없이 무난히 지나간 것 같아 책의 재미를 만끽하지 못한게 아닌가 싶어 살짝 서운하기도 하다는 ~

이야기가 좀만 더 길었다면 뭔가 색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 . .

 

 

갠적으로 환경에 의해 저절로 애어른이 되버린 '카오루'라는 소녀의 캐릭에 무한 정이 간다.

사랑스럽고 그래서 더 안타까워 쓰다듬어 주고픈 아이. 어른들의 욕심에 가슴에 멍이 들어가는 아이. 이런 아이들이 없었음 좋겠다는 . . .

아이들의 풋풋한 모습에 뭔가 하나라도 더 갖기위해 서슴치않는 행동도 마다않는 어른들의 모습이 더 유치해 보이고 인간의 야망과 욕망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가 눈에 보여 한없이 부끄러웠다.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그런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어른으로 성장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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