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쥐 퍼민
샘 새비지 지음, 황보석 옮김 / 예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메마르고 차가운 것이 세상이었고, 아름다운 것이 글이었다. <p.257>

 

샘 새비지의 소설쓰는 쥐 퍼민은 제목부터가 너무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쥐라는 말에 꺄아악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기 바쁠 것 같은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버리고 고독을 느끼는 쥐, 소설 쓰는 쥐를 그리는 이 소설.

톰과 제리, 슈트어트 리틀, 라따뚜이, 마우스 헌트 등등에 나왔던 수많은 생쥐들. 이 책에서의 퍼민은 어떤 캐릭일지 기대 기대 +_+

보스턴의 펨브로크 서점 지하에 사는 고독한 쥐 퍼민의 사랑과 환상, 유머와 감동, 그리고 문확과 인생에 대한 통렬한 자서전.

캬~ 요 문구 하나만으로도 내용에 대한 호기심 백배증가 !!

 

열 세번째로 태어난  퍼민. 항상 힘센 배내새끼들 중 하나에 의해 우격다짐으로부터 밀려날 수 밖에 없었기에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존재.

순전히 남은 찌꺼기에 의해 살아남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퍼민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통스러운 공복감을 무궁무진한 상상의 식사들로 채우려고 애쓰면서 발치에 있는 종이 쪼가리를 씹기 시작하면서 책들의 맛을 느끼는 즐거운 중독에 빠지게 된다. 첨엔 그저 맛의 지시에 따라 즐겁게 갉고 씹으며 먹었을 뿐이었는데 점차 가장자리를 읽기 시작하더니 읽기에 빠져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노먼의 서점 천장에 자리를 잡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데 . .

 

400페이지짜리 소설을 한 시간에 읽고 스피노자를 하루에 다 읽어치울 정도로 발전해가는 퍼민.

비오는날, 서점에 아무도 없을 때 커다란 칠면조 깃털 먼지떨이로 무장을 하고 통로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좌우로 먼지를 털며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부는 노먼의 모습을 보고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생각하는 퍼민.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이 가라앉으면 따뜻하고 향기로운 커피 한잔이 생각나는데 책들이 '평균적으로 얘기하자면' 어떤 맛이냐고 물었을 때 커피 냄새가 난다는 퍼민의 말이 참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기 전에 책 읽는 밤을 통해 퍼민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들어서 그런지 그렇게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던 듯 ~

물론 책 속 수많은 책이나 표현들이 다 이해된 것도 아니지만 ㅎ

 

발달하지 못한 상상력과 짧은 기억력 덕분에 주로 먹이와교미 외에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 삶을 사는 가족들이 어느면에서는 축복을 받은거라 생각하면서도 자신에게는 해당되는 삶이 아니라 말하는 퍼민.

퍼민이라는 쥐를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하는 삶의 방향을 묻는 것만 같다.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을까 !!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네 ~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이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그렇지 않았다.

사실상 어느 것도, 우리가 기억 속에 그것을 간직하지 않는 한, 한순간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다 간직하려고 했지만 - 나는 망각을 하느니 차라리 죽을 것이었다 -

그러면서도 동시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율배반적인 것이 삶이다.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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