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하얗고 손바닥 만한 싸이즈의 앙증맞은 이 책. 핑크색 띠지가 굉장히 소녀감성적이다. 일러스트를 첨가해 시각적인 흥미까지 안겨주니 금상첨화

이외수 우화상자 '외뿔'은 2001년도 작품으로 지금 이 책은 개정판이다. 2001년 첫 출간 당시 1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는데 그걸 몰랐던 나는 신간인 줄 알고서 덥썩 !!

나같은 사람이 또 있으려나? 있겠지??

새 출간을 위해 스토리 전개에 어우러지게 판형을 조절하고 컬러링 작업으로 단장해 훨씬 산뜻해지고 이뻐졌다.

하악하악을 통해 첨 만난 이외수님의 책. 쉽고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일침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 큰 여운을 줬었는데 이 책 '외뿔'에서 그 이상을 기대하다보니 다른의미로 실망하기도 했다는 ~

내가 생각했던거랑 좀 많이 달라서 . . .

하지만 곱씹고 곱씹을수록 새로운 재미와 감동이 툭툭 치고 올라와 놀라게된다. 이래서 인기가 많은 책인가보다.

2020년에 다시 개정판으로 나와도 인기를 얻을 듯~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가 두서없이 진행되는데 그 중에서도 동물보다 식물을 좋아한다는 달팽이야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여행길에 어떤 덩굴식물 한 줄기를 만났는데 자기보다 더 느린 동작으로 땅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는데 다시 그 식물을 만났을때는 썩은 나무둥치 위에서 아름다운 꽃 한송이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며 아름다운 꽃한송이 피워 올리지 못하는 주제에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안간힘을 다해 기어올라왔을까라는 그 말이 굉장히 심금을 울리더라는 ~

사지육신 말짱해 뭐든 다 할 수 있는 젊은이라 불리우는 나는 지금 여기서 뭐하는걸까 싶은것이;;

 

인간들은 자길 도깨비라 부른다하고 춘천에 살며 외형적으로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그.

우화상자속에 들어있는 물벌레라며 의암호에 서식하는 모든 잡식성 물고기들이 천적이라는 그.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과 예술과 풍류를 사랑하고 어떤 사물과도 편재(遍在)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저물녘 화가의 커피잔 속에 숨어 있다가 홀연히 실체를 드러낼 수도 있고 새벽녘 시인의 재떨이 속에 숨어 있다가 홀연히 실체를 드러낼 수도 있다는 그것들은 모두 '이외수'님을 표현해놓은 것 같아 재밌다.

 

사랑은 직유(直喩)가 아니고 은유(隱喩)다.


때로는 봄날의 이슬비로 그대 눈썹을 적시기도 하고 때로는 여름날의 소낙비로 그대 늑골을 적시기도 한다.

때로는 가을날의 강물 소리로 그대 인생을 적시기도 하고 때로는 겨울날의 진눈깨비로 그대 영혼을 적시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이 은유된 사랑에 이르지 못하고 직유된 사랑에 머물러 있다.

인간은 네 가지의 눈을 가지고 있다.
육안(肉眼), 뇌안(腦眼), 심안(心眼), 영안(靈眼)이다.
어떤 눈을 개안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크기도 달라진다. <p.32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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