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줄리아 - 서른 살 뉴요커, 요리로 인생을 바꾸다
줄리 파월 지음, 이순영 옮김 / 바오밥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낮에는 정부기관의 농땡이 비서, 밤에는 변절한 미식가.

영화를 보기에는 너무 나이가 먹었고,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너무 젊으며, 다른 것을 하기에는 냉소적인 줄리 파월은 도전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줄리&줄리아 프로젝트'라는 도전을 찾아냈다. 결혼과 일과 고양이의 행복을 걸고 불안한 여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365일 동안 524가지의 요리를 한다는 프로젝트.

한 여자와 초라한 변두리 아파트의 주방. 이 프로젝트가 어디까지 진행될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은 스물아홉살 줄리 파월이 남편 에릭의 권유로 전설적인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 [프랑스 요리 예술의 대가가 되는 법]을 보며 524가지의 요리를 1년 안에 완성하고 그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진정한 자아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물만 끓일 줄 아는 주부라면 누구나 그 책 한권쯤은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 시절도 있을만큼 유명한 프랑스 요리 예술의 대가가 되는 법이라는 그 책은 그릇은 대책없이 구식이고, 요리시간은 터무니없이 길며, 버터와 크림의 사용은 도를 넘고, 판세타나 천일염이나 고추냉이는 아예 나오지도 않아 모험심 많은 식도락가들에게 오랜세월 별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불구하고 줄리의 시선을 끌게 되 결국 엄마의 책을 가방에 숨겨들고 오게 되고 첫번째로 포타주 파르망티에를 만들면서 시작된다.

 

책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수많은 주부들을 안다. 그 주부들의 모든 시작은 블로그였다. 인터넷을 이용해 일을 찾고 가장 자신있지만 아무 도움 안될줄 알았던 살림 솜씨라는 최고의 장기을 살려 돈버는 주부들의 모습에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책 속 주인공 줄리의 모습이 너무나도 친숙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도 세상 사람들에게 내보이게 될때면 너무도 특별하게 다가오면서 짜릿하지 않나~ 아무 목적없이 흘러가듯 그렇게 사는 것이 잠시동안은 좋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것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게 되는 순간이 다가오는데 줄리에게는 요리가 아니었나싶다. 내앞에 열린 수많은 문 중에서 특별한 것 한가지를 찾는일이 쉽지만은 않다는걸 알기에 그녀의 '요리'가 너무다 대단하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고나할까 ~

나도 나에게 딱 맞는 그 무엇을 찾아야할텐데 ~ 여러가지 기회가 있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다.

 

이봐, 줄리. 너는 버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생기 없는 비서일 뿐이야. 그게 다야.

하지만 그만둘 수가 없었다. 요리를 하지 않으면 줄리&줄리아 프로젝트의 창조자가 더 이상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게는 직장과 남편과 고양이들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또다시 예전의 그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프로젝트를 계속 하지 않는다면 나는 삶의 목적도 없이 비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머리가 허옇게 세고 담배나 연신 빨아대는 노인네가 되겠지.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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