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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1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좋은 것은 너무나도 연약하고 보잘 것 없어서 가벼운 입김에도 파괴될 수 있다. [p.36]
할런 코벤의 결백은 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할런 코벤의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평소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쪽을 많이 읽어왔다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겐 너무 생소한 작가라 찾아봤더니 몇권의 책이 눈길을 끌더라. 그 중에서도 위험한 계약 1,2권은 내 책장에도 있는데 ;; 정작 읽어보지 않아서 몰랐던 ~ 이론이론 !!
모든것이 평범한 하루였던 어느날. 스무살의 맷 헌터는 친구 더프와 함께 사교파티에 참석했다 맥주를 쏟는 실수때문에 시비가 붙어 싸우게 된다.
피투성이로 쓰러진 친구 더프를 위해 그와 맞서게 된 맷은 잽싸게 그의 목을 움켜쥐었고 발을 헛디딘건지 떠밀린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와 엉켜 고꾸라지게 되면서 그만 빨간색 스포츠 자켓을 입은 사내 '스티븐 맥그래스'를 죽이게 된다.
실수인지 한순간의 사고인지 모를 이 사건으로 인해 4년을 복역한 그의 9년후 이야기. 이제부터가 바로 결백일 말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의 시작이다.
9년의 시간이 흘러 법률회사에서 일하고, 새로운 집으로의 이사. 아내의 임신등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맷은 올리비아가 임신에 성공하면서 세 식구의 행복한 일상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카메라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카메라폰을 구입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아내 올리비아로부터 한 남자의 사진과 호텔방에서 우아한 드레스 차림으로 백금색 가발을 쓰고 앉아있는 아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전달되면서 모든것이 무너지게된다. 스트리퍼였던 캔디스 포터의 죽음, 엄마를 찾는 소녀, 캐서린 원장으로부터 비밀리에 메리 로즈 수녀의 죽음을 수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 로렌 등등 연관을 찾을 수 없는 이야기들은 수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기 시작하는데 . . .
스릴러 소설에 푹 빠져 읽다보면 나의 평범한 일상은 어느새 잊혀지고 만다. 허를 찌르는 반전은 물론이거니와 상상이상의 전개에 두 손에 땀을 쥐게 되는데 이런 비슷한 류의 책이나 영화를 꽤 많이 봤는데도 그때마다 몰입해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에 너무도 행복할 뿐이다.
갠적으로 이 책을 읽는내내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이 생각나더라.
한번 책을 집어들면 다 읽을때까지 덮을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닮은듯 다른 모습의 이야기.
밀레니엄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유쾌통쾌상쾌하게 진행되는 씩씩한 복수라면 이 책은 얼음위를 걷는듯 아슬아슬 비밀스럽게 진행되는데 그러면서도 그 속은 묘하게 안타깝고 따뜻하다. 올리비아의 고백에 심장 한켠이 싸~해지는게 그녀를 의심했던 내가 미안하고, 그래서 더 아픔과 슬픔을 이해해주고 끌어안아줘서 그녀가 너무나 원했고 만들고자 했던 정상적인 삶과 가정을 이루게끔 도와주고 싶은 욕구가 인다.
한사람의 현재는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키워온 생각의 결과물이다. 현재의 모습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다 안다고 확신해서도 안되고, 과거의 모습만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도 안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 내가 믿고 싶어하는 그 모습 그대로를 믿고 지켜봐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그날 밤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당신은 모를 거야. 그날 이후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당신은 이해 못 할 거야. 맷."
"내가 뭘 이해 못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은 포기해선 안돼."[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