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노스케 이야기 오늘의 일본문학 7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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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새로운 자신이 될 권리는 있어. 나도 마찬가지고. 같이 변해보자. 이제 옛날의 자기 모습 따윈 잊어버리자고. [P.35]

 

 

이 책을 읽기전에 너무나 독특한 내용들의 소설을 읽어서인지 (스톨른 차일드, 고백등등)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스타일의 평범한 듯한 이 글이 맘에 다가오지 않아 생각보다 별로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가니 이 책, 슈이다 슈이치만이 주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고향 규슈에서 대학 입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해 난생처음 도시 생활을 경험하면서 성장해가는 열여덟살 청년 '요코미치 요노스케'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청춘성장소설 '요노스케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친구를 사귀고 삼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운전면허도 따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여자친구와도 데이트하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모습.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그의 모습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우리네들의 모습 바로 그 자체지만 학업을 중단하고 어린 나이에 결혼, 출산이라는 길을 선택한 구라미치와 유이, 부잣집 철부지 아가씨 쿄고가 국제연합의 직원이 된 계기하며, 요노스케가 보도작가가 된 일등 매일 반복되는 일 중에는 우리네 삶의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할만한 일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얘기한다. 

 

이하라 사이카쿠의 호색일대남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이름인 요노스케

북적거리는 콩코스를 똑바로 걸어가지 않고, 그렇게 봐서 그런지 몰라도 비스듬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은 요노스케다.

선배에게 경주마처럼 엉덩이를 얻어맞고 룸서비스 왜건을 밀며 호텔 복도를 걸어가는 젊은이, 요노스케다.

옆으로 넘어갈 것 같은 기세로 부지 안으로 들어서는 자전가가 있다. 요노스케다.

이미 열 시간 이상이나 잤으면서도 좀 더 잠을 청하려고 땀 냄새 나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 사람은 요노스케다.

종료 시간이 신경 쓰여 말이 빨라진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창가 자리에 앉아 흔들리는 나뭇잎에 맞춰 행복에 겨운 듯 머리를 흔드는 사람은 요노스케다 등등 첫장 그를 표현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에 절로 웃음이 난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나의 동생같은 요노스케.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의 1년의 생활을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의 독특한 재미는 중간중간 성인이 된 그들이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요노스케를 그리워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 예기치 못한 죽음. 그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생각나는 사람  故이수현씨. 너를 잊지 않을 거야라는 추모영화도 있던데 보고싶다. 

 

'아아, 그런 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상처 준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상처를 줄 만큼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간 일이 없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441]
 

요노스케를 만난 인생과 만나지 못한 인생이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해봐도 아마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청춘 시절에 요노스케와 만나지 못한 사람이 이 세상에 수없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왠지 굉장히 득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글귀를 읽으면서 이 말 만큼 요노스케를 얘기하는 최고의 칭찬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이렇게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왠지 부끄러워진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쇼코가 좋아했을 정도면 틀림없이 멋진 사람이었겠지?"

"멋진 사람? 아냐, 전혀. 웃음이 나올 만큼 그 정반대인 사람."

"그렇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 . . 여러 가지 것들에 'YES'라고 말해줄 것 같은 사람이었지.

 . . .물론 그래서 실패도 많이 했지만, 그런데도 'NO'가 아니라 'YES'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 . . ."[P.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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