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키친 사랑을 굽다
리자 팔머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쌀쌀한 가을, 로맨틱한 책 한권이 땡긴다면 리자 팔머의 서른살의 키친이 어떨까 ~

"내가 더 나은 것보다 그냥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바란다면 어떡할 건데?"를 외치는 엘리자베스. 그녀의 일과 사랑에 대한 성장통속에서 그래도 다시 한번 꿈을 꾸고 비상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인공 엘리자베스 페이지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한 완벽한 환경에서 자란 아가씨다. 아버지 벤 페이지는 문학계의 거장으로 그녀의 어린시절 단짝 친구가 생일 선물로 부모님과 디즈니랜드에 갔다 자랑할때 그녀는 아버지가 퓰리처 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러 뉴욕에 갈 정도. 엄마 발라드 포스터는 포스터 가문의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을 유일한 상속자고 라스칼 오빠 또한 아버지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데뷔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를만큼 사랑받고있다. 연인 윌 역시 종군기자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역사의 한순간에 동참하는 사람이다. 그녀 또한 솜씨를 인정받은 레스토랑 비벌리의 수석 파티시에. 이렇게 완벽한 그녀지만 가족 다른구성원과 비교하기엔 언제나 자신의 자리가 부족한 건 어쩔수 없나보다.

어릴적 특별한 날이면 유명 레스토랑에 가 식사를 하는데 식사가 끝나면 커다란 디저트 카트를 밀고 테이블로 와 먹고싶은 만큼 마음대로 고르라고 했던 그 레스토랑 사장이 어린맘에는 마법사처럼 보였고 그때부터 파티시에의 꿈을 키워왔지만 실제 그녀는 아버지의 유명세와 최대한 관계없는 직업을 찾으려고 마음먹었고,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사는 게 싫어 파티시에가 된 조금은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펼쳐놓는다. 이 집에서는 전설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만큼 이 세상에 강한 흔적을 남겨야 성공했다고 인정받기 때문에 더더욱 일도 사랑도 버겁기만 한 그녀.

가족을 비롯 연인 윌에게도 기대지 못하는 그녀에겐 늘 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또 반복될 뿐인데 엄마가 주선한 그레이스 센터 자선 파티에 홈베이킹 개인 교습과 과자 한바구니를 경매품으로 내놓은 그녀는 UCLA 출신의 농구를 가르치는 다니엘 설리반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디저트를 만들 때 갖가지 복잡한 재료를 계량컵과 계량스푼으로 꼼꼼이 재서 사용하듯 사람을 만날 때도 상처받지 않으려고 믿음 없이 그저 두려움만 갖고 대했던 그녀. 그렇게라도 완벽해지고 싶었던 그녀에게 마법같은 변화가 시작된다. 벗거벗은 듯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그 모습 그대로 사랑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행복한 일이란걸 안 그녀.

그 모든것을 가능하게 해줬던 다니엘 과의 사랑. '사랑'은 참 근사하다. 모든것을 가능하게 하니까 !!

 

'소박하고 순수한 것'이 결코 평범하거나 단조로운 것이 아니라 말하는 그녀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자라서, 유명해서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한 사람들의 일상을 살짝 들여다본 것 같은데 높고 큰 것을 바라보다 놓친것은 없는지, 지금 이 자리에서 감사하고 소중히 대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시한번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날이 쌀쌀해서 그런지 마곳이 끓여주는 요기차 라던가 가을밤에 어울리는 디저트 '클라푸티'(따뜻한 체리를 얹은 약간 고급스러운 팬케이크) 한 조각 맛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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