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와시다 대학 3학년,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할 시기. 입사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언론계로 진출하겠다는 야망을 품은 일곱 명의 학생이 취업 동아리를 결성한다. 

독서를 좋아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중인 무엇이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미즈코시 치하루, 미인에 부잣집 딸, 3개 국어에 능통해 취업 동아리의 엄친딸로 통하는 사사키 에리코, 취업 동아리 리더인 도미즈카 게이, 운동보다는 이성 친구 만남의 장으로 활용되는 테니스부의 부부장을 맡고 있는 기쿠타 요시히로, 통통한 체형에 여성지 편집자가 꿈인 이누야마 노부코, 까칠하고 숫자에 강한 이론가 구라모토 히로시, 체격이 다부진 유도부 출신의 고야나기 신이치로 등 일곱 청춘의 유쾌발랄한 취업 분투기를 그리고 있는 이시다 이라의 스무살을 부탁해는 굉장히 순수하고, 희망찬 씩씩한 소설이다. 

끊어지지 않는 실, 신데렐라 티쓰, 아빠의 여름방학등 세탁소, 치과, 택배사무소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소를 작품의 무대로 삼는 사카키 쓰카사의 작품과도 많이 닮은 듯한 느낌이다.

읽고나면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나니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들이 서류심사나 면접에서 실수하고 깨져 실망하고 지쳐갈때마다 나의 일 같아 가슴아픈게 같이 위로의 술한잔 나눠야 할 것 같고, 일에 지친 나같은 사람이라면 아~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하는 생각에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힘을 내는 계기가 된다고나 할까 ~ 취업을 준비하는 당신, 일에 지친 당신이라면 꼭 읽어야 할 소설이란 표현이 딱 맞는듯 !!!

 

"인생 마지막 시험이라 . .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엄청난 일이다. 어느 회사에 취직하느냐에 따라서 평생의 직업만 결정되는 게 아니라, 생활 정도나 교제 대상, 주거지까지 거의 모든 게 결정되는 거잖아.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종신고용제라는 것도 아직 뿌리 깊게 남아 있고. 회사에 들어간다는 건 세트로 된 하나의 세계를 선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거네."

 

어느 회사에 취직해 얼마만큼의 연봉을 받느냐로 많은 것이 결정되기도 하는 데 이것이야말로 어쩔수 없이 이해득실을 따질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세계'가 아닐까 싶다.

직장생활 10여년차. 아직까지도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내가 그토록 원했고, 평생 해나갈 수 있는 일이 맞는 걸까. 내가 일을 하려는 목적이 뭘까?로 고민한다.

반대로 어느정도 정해진 것들에 안주하고 넘 나태하지 않았나 반성도 해본다. 이 책을 읽고나서 외국어 공부든, 독서든 ~ 잊고 지냈던 것들 중 내가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배워서 어디에 써먹냐며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 무엇이든 한가지쯤 다시 도전하고 싶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다는 의욕으로 충만해 질 것이다. 난 때마침 지인이 일본어 교재를 선물해줘서 히라가나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일본어를 배워 자막없이 영화한편 제대로 보는게 꿈인데 실질적인 업무엔 일어보다는 영어가 더 필요하단 이유로 포기하고 있었던 것을 다시 시작해볼 자신감이 생겼으니까.

첫 월급을 받아 부모님께 속옷을 선물해드리고, 일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잘했다고 칭찬받고 인정받기도 하고,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때 상사의 흉을 함께 봐주고, 힘내라며 맛있는 것도 사주는 지인들의 따뜻한 시선이 있어 든든했던 순간순간의 만족감이 다시 내일을 버틸 힘이 되어준 게 아닐까.

하고 있는 일, 직장 동료나 상사, 복지, 급여에 미련을 갖고 투덜대기 이전에 내가 그만큼의 의욕을 갖고 열심히 일 한 사람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두 힘들었던 것만은 아닌 것 같은 날들.

삶이란 순간순간이라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간단히 한 가지 색으로 칠해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글귀에 가슴이 찡해온다.

부족한대로 한걸음 천천히, 앞으로도 힘내서 잘해보자고 내 자신에게 화이팅을 외쳐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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