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연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어떤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는 법이다. 너희 엄마가 죽었을 때도 세상이 끝날것만 같았어. 그래도 시간이 그 고통을 부드럽게 만들어주었지.
네가 무엇 하나 맞지 않는다고 한탄해도, 그대로 버둥대지 말고 시간을 견디면 그걸로 되는거야.

무리해서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아도 돼. 시간이 가면 편해질거야. 세상 속에서 자기가 있어야 할 장소를 틀림없이 발견하게 될 거야." [p.63]


 

아름다운 13월의 미오카 다음으로 간만에 읽게 되는 이시다 이라의 소설 '엄지 연인'

엄지 연인은 휴대폰 문자메시를 통해 사랑을 키워가는 젊은 연인들의 짧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다. 첫장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들려주는 신문기사 내용이 들어있어 대충의 내용이 예상되었다는~

아니길 바랬는데 . . .

 

도심 캠퍼스. 꿈도 희망도 목표도 없다. 하고 싶은 일도, 열중하고 있는 놀이도, 지루함을 달랠 취미조차 없다는 한남자가 있다.

아버지가 외국계 투자은행 <브레커&선즈>의 일본법인 대표. 37층 240평 규모의 집에 한달 임대료가 300만엔 하는 곳에 살면서 살아가는게 허무하고 무의미하다 말하는 이 남자.

고작 스무살밖에 안된 '에자키 스미오'는 무슨일로 이렇게 삶이 무의미해진 것일까 ?

이 남자의 생활이 이해가 안 되 연애도 대학도 취직도 가족도 다 시시한 이유는 뭘까에 집중하게 된다. 무슨 상처가 있으니 그러겠지 ? 하면서~

전처 자식에게 사랑받는 후처 역이라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새엄마를 영 마음에 안들어하는 스미오는 새엄마의 시선을 피해 밖으로 나와 할일없이 시간을 보내다 휴대폰 인터넷에 접속했다 <파이널러브>라는 곳에서 쥬리아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들에겐 서로가 운명적인 상대인 셈이다. 처음 만난 상대에게 10년이나 알고 지낸 친구에게조차 말못했던 엄마의 자살에 대한 말들을 꺼내면서 더더더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푹 빠지게 되지만 모든 상황이 극과 극인 남녀의 만남인지라 순탄치가 않다.

무엇을 하고자 노력할때마다 끝없는 나락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쥬리아. 정말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 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염없이 밑바닥으로 떨어질때까지 멈추지 않는 운도 철저하게 외면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걸까 -

그런 그들이 선택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좀 더 긍정적인 희망차고 밝은 결말이었음 좋았으련만~

나도 힘들고 재밌는 일 하나도 없어, 사는게 사는것 같지가 않아 등등 읽고나서 불안, 불만을 가중시키는 어두운 이야기인 것 같아 얼른 밝은 이야기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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