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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여름방학
사카키 쓰카사 지음, 인단비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있지, 스스무 군한테 어리광 피우게 해줘, 야마토. 따뜻한 추억은 마음을 지키는 무기가 되니까." [p.251]
세탁소를 배경으로 한 끊어지지 않는 실, 치과를 배경으로 한 신데렐라 티쓰 이후 택배회사를 배경으로 한 세 번째 책 ’아빠의 여름방학’이 나왔다.
유쾌한 홈드라마 한편을 본 것만 같은 이 책에는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란 부제를 달면 딱일 것 같다.
갑작스러운 질문인데, 처음 보는 애가 아버지라고 부르면 당신은 어쩔 거야 ? [p.13]
아빠의 여름방학은 어느때와같이 호스트클럽에서 근무중인 ’야마토’앞에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스스무’가 나타나 ’아버지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면서 조금은 황당하게 시작한다.
학교수업중 ’자신의 역사’라는 테마 때문에 모자수첩을 보다 우연히 사진 한장을 발견하게 됐고 그 사진속 주인공이 아버지란 사실을 첨 알게 된 스스무는 죽은줄만 알았던 아버지였기에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에 상관없이 만날 수 있다면 얼마간 같이 지내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찾아오게 됐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여름방학 동안 같이 살게 된다. 모자가정인지라 바쁜 엄마를 도와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엄마’라는 별명을 갖게 된 청소에서부터 음식만들기까지 아이답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스무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여름방학동안 반에서 제일 가는 인기남이 되는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조금씩 친해지게 되는데 그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손님에게 설교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손찌검까지 한 야마토가 호스트 일을 그만두고 재스민의 도움으로 ’허니비 익스프레스’라는 시내를 중심으로 근거리,저가격을 모토로 히트를 친 택배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너무나 완벽해 아들과 아버지의 역할이 뒤바뀐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이 두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올바른 자리를 찾아가는 그야말로 한겨울 가슴속에 핫팩 하나 붙여놓은 것 처럼 마음 훈훈해지는 이야기가.
진한 양념으로 버무려진 돼지고기 생강 양념 구이를 앞에 두고 밥을 먹을 것이냐, 맥주를 마실 것이냐로 티격태격 싸우는 두 사람의 모습과 절찬리 성황중인 인기남 학원의 이야기는 아기자기한 웃음을 전해주고, 택배회사를 다니게 된 야마토가 에콜로지 앤드 세이프티라는 이름 아래 받게 된 새로운 차가 ’리어커’였을때와 레벨업 되어 나온 버전 2가 리어커에 스쿠터가 붙어있는 모습뿐이었을때는 폭소가 ~
돌이킬 수 있는 일에는 화내지 않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용납 못하는 야마토. 돌이킬 수 있는 상황에서 되돌아오게 하는것. 이게 중요하다 말하는 야마토의 모습에서는 진지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 놀랍고 신기하고 존경스럽기까지 ~
별것 아닌 대화. 온 방에 떠도는 음식 냄새. 그리고 무엇보다 "다녀오셨어요?"하는 말. 자신 이외의 누군가가 있는 생활도 제법 괜찮은걸. [p.100]
철없는 아버지 ’야마토’는 너무도 어른스러워 아이라는 사실마져 잊게 하는 행동을 보여준 ’스스무’와 여름방학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 상처를 치유하게 되고 그 속에서 삶의 목표를 찾게 된다. 그도 아닌척 숨겨왔지만 알게모르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보금자리를 간절히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자신을 조건없는 이해와 사랑으로 너그럽게 감싸주고 포용해줄 그런 사람들이 있는 보금자리를 . . .
그런 그들이 보여줄 겨울방학 이야기가 기대된다.
"뭐든지 좋아. 지금 생각나는 걸 말하면 되는 거야."
서툴러도 괜찮으니까 일단 경험을 쌓는 것. 경험은 주저나 긴장 때문에 생기는 실패를 줄여주니까 말이야.
그것이 더욱 멋진 사나이가 되는 포인트라는 거야. 싸움도 그렇잖아?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