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도톰한 페이지를 자랑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 몰려온다. 


책을 읽기전 깔끔한 표지이기만 했던 이 책의 표지가 다 읽고나선 달리 보인다.

철길을 걷는 남자. 가방은 들고 있는 이 남자.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철길. 철길 옆으로 보이는 붉은 묘한 흔적들

읽기전엔 몰랐던 많은 것들이 표지에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스티븐 킹과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 열광한 경이적인 걸작이라는 띠지의 글이 사실이었구나 싶은 만족감.

조금은 거창하게 표현된 띠지의 글을 볼때면 와 이 책 무지 재밌나보다~ 라는 기대보다는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팔짱을 껴고서 두고보자, 얼마나 재밌는지 지켜보겠어. 주시하는 느낌이랄까 묘한 심리가 작용하는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을 단박에 깨부신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이야기속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 영화로 만들면 진짜 재밌겠구나 싶은 생각까지 !! 아~ 노블마인,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사실 이런 책의 리뷰를 작성하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부족한 나의 글솜씨 탓도 있지만 540여 페이지에 걸쳐 담긴 묵직한 내용을 어떻게 줄이고 줄여 알짜배기만 소개할까. 스포일러 없이도 재미난 책소개를 할 수 있을까 등등 

 

용의자의 유죄는 그 사람이 용의자가 되는 바로 그 순간 결정된다. 증거는 어차피 조사할 때나 필요했다. [P.57]


이유도 모르고 당하기만 하다 목적을 가지고 점차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결국 마지막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한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  시리즈로 만들어 계속 쏟아져 나왔음 좋겠다.



어느날, 4년 10개월 된 한 사내아이가 선로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의 가족과 친지들에겐 가슴 찢어지는 일이지만 아이의 경솔한 행동으로 빚어진 비극적인 사고일뿐 아무일도 아니라 생각했는데 그들은 아들이 살해당했다고 말한다. 발가벗겨지고 입에 흙이 가득찬 채 죽어있었고 어떤 남자와 같이 선로 위에 있는걸 봤다는 증인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범죄가 존재해서는 안되는 사회에서 살인사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국가에 반역하는 일에 해당되는 때인지라 모든것은 침묵속으로 사라진다. 살인사건을 적당히 은폐하는 작업중 수의사이지만 첩보요원으로 의심되는 아나톨리 브로츠키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고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하지만 결국은 그가 수의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가 믿었던 모든것들에 대해 하나 둘 의심하게 된 그는 예정에 없던 휴가를 내고 쉬던중 아타톨리의 자백서의 이름이 올라간 사람중 한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는데 . .

 

강력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직장, 아름다운 아내, 국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똘똘뭉친 훈장을 받은 전쟁영웅, 프라우다지 1면에 기사가 실린 이 남자 '레오'가 아내를 통해 모든것을 부정당한채 꼼짝도 못하다 또다른 아동 살인사건을 마주함으로써 사소한 사고라 일축했던 아이의 사망 사건이 무시무시한 연쇄살인이었음을 발견하고 목숨을 건 수사를 하면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의 정치, 경제적인 배경때문에 이야기가 어렵지 않을까 우려를 했는데 읽다보니 술술술~

1930년대에서 1950년대에 이르는 구 소련의 생활상을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생생하게 구현하기도 했고, 13년에 걸쳐 52명의 여자와 아이들을 살해한, 성장환경이나 가족에 얽힌 이야기, 범행 수법 등 상당부분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거라 그런지 굉장히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재밌게 읽었음에도 그때의 상황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상상이 되 맘이 한없이 무겁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 또는 우크라이나 대학살은 1932년 -1933년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인위적 기근으로



(사회 기반시설의 붕괴 또는 전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인 정치적·행정상의 결정으로 비롯되었다.)5백만에서 1천만 사이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어로는 "기아로 인한 치사(致死)"라는 뜻에서 온 홀로도모르(Голодомор)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오스트레일리아·헝가리·리투아니아·미국·바티칸 시국의 정부·국회는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학살(genocide)로 인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매년 11월 네번째 주 토요일은 대기근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기념일이라고 한다. - 백과사전

 

내가 먹고 마시는 모든것, 울고 웃으며 표현할 수 있는 모든것, 나를 존재하게 하는 모든것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참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 나 어릴적에 이런건 꿈도 못꿨다 말하는 것들에 대해 부모님과 얘기할때마다 고개 끄덕이면서도 편리함과 자유로움의 지금 생활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뼈져리게 깨닫게된다.



 

CHILD 44 (차일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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