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호두과자
크리스티나 진 지음, 명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그녀가 오고 안 오고 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내가 믿는다는 것, 그녀가 올 거라고 믿는 것, 그게 중요한 거야 . . .

한 시간을 믿어 온 자와 일 년을 믿어 온 자 사이에는 굉장한 차이가 있지. 믿음은 운명까지 바꾼단다. 마로."

역시 아저씨다운 말이었다.

"마로,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그것이 사람이든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이든 포기하지 마. 끝까지 기다리는 자가 얻는 거야."

 

'달콤한 호두과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와 단둘이 '달콤한 호두과자' 가게를 운영하며 호두과자 만드는 법을 배워나가는 마로의 성장소설이자 가족소설이다.

빅풋을 위한 카망베르 호두과자, 크리스마스의 아이스크림 호두과자, 소녀를 위한 장미 시럽 호두과자, 호두과자 오리온의 탄생, 흑설탕 호두과자 디어맘등 다섯가지 이야기가 연작스타일로 이어지는데 삼촌을 빅풋으로 오해한 주인공의 귀여운 이야기 에서부터 엄마를 위해 최고의 호두과자를 탄생시킨 ~ 몸도 마음도 훌쩍 커버린 마로의 이야기까지 그 어느것하나 감동적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호두과자 오리온의 탄생'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마슈 아주머니네 주문에 관련된 이야기. 안그래도 까다로운 고객인데 네명의 딸들 모두 취향이 달라 주문도 복잡.

(동네 사람들이 네명의 딸들 이름 대신 머리 색깔로 딸들을 구별하는데 그 이름들이 너무도 재밌다 ㅋ)

크랜베리빛 머리의 딸이 주문한 '아주 달콤하면서 초콜릿을 입힌 호두 알 덩어리 그대로 중앙에 심어 달라는 주문'

땅콩버터빛 머리의 딸이 주문한 '촉촉한 빵에 호두는 잘게 부숴 레몬 아이싱으로 씌워 달라고 한 주문'

레모네이드빛 머리의 딸이 주문한 '슈가 파우더를 듬뿍 바르고 호두 크러쉬가 골고루 들어가도록 주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어대가리 먹물빛 머리의 딸이 주문한 '겉은 바삭하게 부서지나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호두의 향이 강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호두 크러쉬가 별처럼 총총하게 씹히는 맛'  제일 난감하고 어려웠던 문어대가리 먹물빛 머리의 딸'이 원하는 맛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이야기. 문어대가리 먹물빛 머리의 딸이 나중에는 흑진주빛 머리의 숙녀분으로 바뀌게 된 이야기며 그 호두과자로 그 숙녀의 미맹증을 고치게 된 이야기들이 너무나 아기자기 재밌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너무나 행복한 기분에 집 옆 '코코호도' 매장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저기 어딘가 책속 주인공 마로의 집처럼 호두과자를 너무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을것만 같아서 ~

사실 이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을때는 글렌 벡의 스웨터란 책과 너무나 비슷한 상황에 어리둥절 하기만 했었다.

두 주인공 모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랑 둘이서 산다는 것. 스웨터에선 아버지가 베이커리를 했고, 달콤한 호두과자에서는 호두과자 가게를 운영, 스웨터에선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전거를 받길 원하지만 받지 못했고, 달콤한 호두과자에선 크리스마스날 그토록 원했던 산악자전거를 선물로 받았다는 것들이 조금은 다르다면 다르달까 ~

그래서 별 기대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 의뢰로 넘 재밌고 감동적이라 별점을 아주 후하게 줄 수 밖에 없었다. ★★★★★

책 내용 중간중간 멋진 일러스트는 보너스 ~

 

잘 간직하렴. 누군가가 천국의 문에서 우리에게 암호를 대라고 물을게다. 그때 이건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는 열쇠가 될 거야.

가족은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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