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선대의 엄격한 트레이닝을 받았고 잠시 방황도 했지만 대필의 가업을 이어가는 포포. 설정부터 일본 소설답다. 작가 오가와이토는 포포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놓았을까 궁금하다. 포포의 선대(포포는 할머니를 선대라고 칭한다)는 포포가 대필을 사기라고 이야기한 고 1 첫 반항 때 대필 편지란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과점에서 구입하는 과자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며, 감사를 표하는 사람이 과자를 직접 만들지 못했다고 정성이 없는 것일까? 하고 물었다. 글을 직접 쓰지는 못하는 사람이 마음을 표현하게 돕고 그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이 대필이라고 했다. 그래서 포포는 대필가란 제과점 같은 존재구나하고 어렴풋이 이해했다고 한다.대필의뢰인이 츠바키문구점을 방문하면 포포는 먼저 차를 권하며 의뢰인의 품성과 편지를 보내야하는 이유, 받는 사람과의 관계를 파악한다. 그리고 의뢰인에 대한 느낌과 이야기를 정리하며 그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종이와 펜을 골라 편지를 쓴다. 글이 마무리되면 글의 의미를 한층 강조하는 봉투에 우표를 붙여 편치를 부친다. 여기까지가 포포의 대필이다.소설에는 대필을 의뢰하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편지는 이혼보고서 부터 옛 애인에게 보내는 안부편지,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편지, 시어머니께 보내는 생신축하편지, 절교의 편지 등등 그 이야기가 다양하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의뢰인들이 포포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읽은 후 이어지는 포포의 편지는 딱 그 사람이 쓴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섬세하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포포. 대필을 가업으로 삼고 사는 포포는 어쩌면 연기자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포포에게 전해진 선대의 편지 123통.선대가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편지 친구 시즈코씨에게 보냈던 편지를 그녀의 아들이 포포에게 전해준 것이다. 포포는 편지를 읽으며 자신에게 한 번도 내비치지 않았던 선대의 마음을 알게 되고 할머니를 다른 모습으로 추억하게 된다. 할머니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쓰며 언젠가 엄마에게도 편지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행복을 느끼는 포포.이렇게 포포는 지금도 앞으로도 대필가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가마쿠라 사람들과 포포의 소소한 일상이야기와 편지를 쓰는 펜부터 종이, 밀봉 방법, 우표 등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한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