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에세이라는 한마디가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첫장에 '무리하지도 않고, 참지도 않는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처음 터득한 것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그리고 아껴주는 일이었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무레 요코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그 무슨 일이 담겨 있을 중년이 된 무레 요코의 일상 이야기 25개가 뒤를 잇는다.
그중 '체중측정 다이어트' 편은 요즘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저울에 올라간다. 0.5kg에 희비가 엇갈린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며 저녁엔 탄수화물을 최대한 피한다 고기먹고 냉면, 공기밥 금지 정도 ㅎㅎ작가의 말대로 다이어트는 무척 긴 여정이다. 누군가는 평생 하는 것이라고 까지 했다. 다만 중년이 되어도 이미 알고 있으니 좀 덜 민감하길 바래본다.

'통통한 영감' 편은 음... 뭐랄까 조금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노화는 비탈길 처럼 조금씩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덜컥덜컥 덮쳐온다는 이야기... 사실 지금은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갑자기 주름살이 눈에 확들어오는 날과 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휴... 어느날 아침 내 얼굴이 통통한 영감으로 보이는 건 싫은데. 팩을 해야겠다.

'이완과 긴장'편 봅슬레이라는 단어 대신 나팔바지라는 단어만 떠오른 그 상황. 예전부터 아버지께서 이런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시는 모습을 종종 봤다. 알고 있는 단어인데 단어는 떠오르지 않고 계속 다른 것들만 생각나신다고 아... 그게 뭐더라. 하고 생각하다 보면 자신의 뇌가 늙어버렸음을 느끼게 되어 기분이 다운되신다고 하셨었다. 그건 옆에서 아무리 재잘거려도 위로되지 않으시는 것 같은 얼굴로.
그 때가 아버지 갱년기셨구나... 괜히 죄송한 마음이다.

갱년기의 다양한 모습, 마음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냥 덤덤한 갱년기 여성 이야기.
책을 덮으며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느긋한 마음과 취미 하나쯤 개발해둬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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