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기자의 오답노트
박재역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컴퓨터를 사용해서 거의 모든 문서작업을 하다보니 맞춤법은 물론이고 비문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맞춤법이 틀리면 자동으로 수정해주는 워드나 한글 덕분에 쭉 쓰고 빨간 줄이 그어진 부문만 살펴본다. 잘 모르겠으면 네이버, 다음을 검색한다. 솔직히 틀린 것을 기억해두는 일이 별로 없다. 악순환이라고 할까. 지난달 인쇄물 교정지를 보며 자신감 없어 하고 있을 때 이 책의 ‘누구나 쓱 보고 척 진단할 수 있고, 누구나 쓱 보고 척 교열할 수 있다’는 책 카피가 확 와 닿았다.

책은 국어 선생님에서 동아일보 교열기자로 또 글쓰기 강사로 일해 온 박재역씨의 교열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과 교열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언, 글 쓸 때 유의해야하는 어문법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박재역씨의 이야기를 담은 1부, 2부는 편하게 읽었는데 3부는 거의 충격이었다.
우선 내용부터 소개하자면 3부 '흥미롭게 익히는 우리말'에는 34개의 표기법이 소개되고 있다. 내용 중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 전망이다.
'올해는 경기가 계속 좋아질 전망이다.'는 전망이다의 주어가 없어 비문이라고 한다.-->
'올해는 경기가 계속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가 바른 문장이라고 한다. 그 동안 보고서에 많이 썼던 것 같은데... 부끄러워 졌다.
* R 다음에 오는 조사
R은 '알'이 아니라 '아르'가 바른 표기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VR가' 라고 쓰는 것이 맞다고 한다. 솔직히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 놀랍기까지 했다. 아르, 외워두자.
* '듯'은 어미로 쓰일 때만 붙여쓴다.
사실 듯은 쓰면서 항상 고민스러웠는데 책의 설명과 '지각을 무슨 밥 먹듯이 하니?' 문장으로 해결했다.

다음으로 '세트로 익히는 우리말'이 이어진다.
* 쉬어가라며 넣으셨다는 말장난
- 간간이 와서 간간히 굴기는
- 나뭇조각에 조각하면 나무조각
* 외국어 표기법
- 악센트가 있으면 콘/콤, 뒤에 있으면 컨/컴
- 1음운은 1기호 : 서머타임
- 발음이 ㅈ이나 ㅊ이면 이중모음 금지 : 초콜릿, 주스, 비전
* 많이 틀리는 사자성어
- 동고동락, 삼수갑산, 성대모사, 야반도주, 양수겸장, 일사불란, 절체절명, 평안감사, 풍비박산, 혈혈단신

마지막으로 '비교하며 익히는 우리말'에서는 사람은 주말이 될 수 없다는 것과 '내일 봬요'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3부를 읽는 내내 모두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단어들인데도 긴가민가했다. 내심 외워두려고 하나씩 포스트잇을 붙이다보니 두 장에 한 장쯤 붙여져 있었다.
50점. 내가 이렇게 맞춤법을 몰랐구나.
표시 해둔 페이지를 다시 읽었다. 그런데 왠지 욕심이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