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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평점 :
이 책의 소개글을 읽으며 가장 끌렸던 점은 1년간의 트레이닝을 통해 기억술사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나는 뭔가를 꼼꼼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물건을 어디에다 뒀는지 또 그날 갔던 곳이 어디였는지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잘 뒀는데 그게 어디더라 혹은 그때 갔던 곳에서 보자는데 어디더라, 이런 상황의 반복은 거의 낭패수준이다. 그래서 책을 받자마자 출퇴근 수단을 버스에서 지하철로 바꾸며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 읽기 시작했다.
처음 부분은 기억술사들에 대한 이야기로 그런 대회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그저 그들이 겨루는 종목과 평상시의 트레이닝 방법이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주인공이 처음 기억의 궁전을 트레이닝 받는 대목에서 진짜 그럴까?하는 약간의 의심과 그렇게 이미지를 만들고 심는 것이 더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찌되었건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내가 어릴 적 살던 집에 책에 적힌 15개의 목록을 심었고 그렇게 나의 첫 기억의 궁전을 거닐어보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머릿속에서 공간을 거닐면서 15개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이었다.
친숙한 공간을 선택하고 기억해야할 단어의 이미지를 만들고 공간에 심고 공간을 걷는 다는 것. 그것이 기억술의 시작이다.
솔직히 기억하는 법을 배우고자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독서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얘기했던 ‘글자란 기억이 아니라 망각을 위한 수단’이라는 말과 ‘오늘날 책 한권을 읽고 나서 1년 뒤에 무엇을 기억할 수 있을까’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나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다독의 딜레마에 빠져 좋은 문장을 기억하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달리기하듯 책을 읽고 있는 것 같다.
정독이 아닌 다독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책을 읽는다는 것에 좀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 생각을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이제부터라도 책 한권을 읽을 때 하나의 문장을 기억하려고 한다. 나의 기억의 궁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