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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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번쯤은 『토지』를 이해하고 느끼고 싶다.”

읽고 싶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토지』 매일 장으로 만나는 『토지』


『토지』를 읽는 방법은 많지만, 손으로 옮겨 적는 것만큼 느린 방법은 없다. 노트는 느림을 전제로 만들어진 책이다. 왼쪽에는 박경리의 문장이 붉은 제목과 함께 놓이고, 오른쪽에는 줄만 그어진 페이지가 기다린다. 26, 200 원고지 4만여 , 600 명의 인물이 지나간 대하소설을 문장씩 베껴 쓰며 따라가 보라는 제안이다.

서문은 소설에 개의 시간이 흐른다고 말한다. 1894 갑오농민전쟁에서 1945 해방까지 이어지는 소설 시간, 1969년부터 1994 8 15일까지 작가가 붙들고 있던 집필의 시간, 그리고 지금 책을 펼친 사람의 시간. 필사는 번째 시간을 만드는 일이다.

80, 세월은 만들어놓고 가는 거요. 세월이 사물만이 아니라 생각까지 다듬고 갈아놓고 간다는 대목이다. 우리가 지나온 수천 년이 그리 헐값은 아니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122번은 짧다. 문단이 전부인데, 밀리는 쪽으로만 생각을 밀고 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옮겨 적는 동안 자꾸 방향이 쪽으로 돌아왔다.

139, 오고 있는 자는 것이요 가고 있는 자는 다시 것이다. 물질문명과 정신문화를 나란히 세워둔 문장이다. 패배를 치욕이라 부르지 않겠다는 마지막 줄까지 썼다.

필사의 느낌? 눈은 문장을 건너뛰지만 손은 그러지 못한다. 조사 하나까지 꼼꼼히 써내려간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쓰기보다는 읽다가 눈에 띄는 페이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하루 장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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