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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완성, 그때 그 사람 ㅣ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6년 5월
평점 :
"예술은 그 자체로 고립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닿아 있을 때 위대해진다" (존 버거)
미술관 관람을 좋아한다. 예당 베르나르 뷔페 전시 관람을 하면서 도슨트였던 정우철씨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보며 눈물 흘렸던 경험이 있다. 작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작품을 느끼는 '다른 깊이'를 줬던 것이다.
저자 성수영 기자는 ‘예술은 그 자채로 고립된 절대적이고 고상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닿아 있을 때 위대해진다’는 존 버거의 말을 인용하며 화가의 삶을 이야기로 재구성해 최대한 독자들의 삶과 맞닿을 수 있게 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책은 4개의 장으로 23명의 작가를 소개한다.
우선 알고있었던 작품들에 담긴 이야기에 눈에 갔다.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의 땟목>
자신을 후원하고 격려해주던 외삼촌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가문에서 의절 당한 제리코. 그는 우울증과 폐결핵으로 황폐해져갔지만 그림을 계속 그렸고 인간의 내면을 그린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그의 미술은 낭만주의외 사실주의, 현대미술의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파블로 피카소. 그의 손녀는 ‘그는 흡혈귀 같은 사람이었다. 여성들을 복종시키고 길들이고 매혹하고 짓밟고 버리면서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저자에 따르면 피카소는 자기 욕망에 충실하고 타인의 감정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욕망의 죄책감이 바로 예술적 동력이 됐다. 그는 그림 앞에서 연인도 아이도 친구도 주변의 모두가 부차적인 존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여인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화풍으로 그림을 그렸고 제르맹과의 청색시대, 페르낭드와의 장미빛 시대를 지나 입체주의를 탄생시켰고 올가와의 신고전주의 시대를 지나 마리 테레즈와의 시기에 부드러운 곡선과 따뜻한 색채의 입체주의 그림을 그렸고 도라와는 우는 여자 시리즈를, 질로와 함께한 시간에는 밝고 경쾌한 색채의 그림을 그렸다. 마지막 여인 자클린 로크까지 하면 깊은 관계를 가진 여인만 7인이다. 개인적으로 피카소의 여성 편력은 몰랐던 사실이기에 조금 더 천천히 읽었다. 그건 그렇고 책을 읽으며 알게된 말년에 서양미술거장들에게 도전했던 피카소의 연작을 꼭 보고 싶어졌다.벨라스케스 <시녀들> 58점,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 27점, 들라크루아의 <알제의 연인들> 15점 연작. 피카소는 거장들이 한 순간을 포착해 그린 작품을 수십개의 시점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다른 의미도 있겠지만 ‘걸작이란 완성된 순간 박제 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이 지나도 다시 열러 서 해체하고 재해석할 수 있다'는 이 생각 정말 멋지다.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을 버킷 리스트에 적어야할 이유가 생겼다.
그가 들려준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책에 담긴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림에 담긴 감정이 조금 더 느껴지는 듯하다.(개인적으로 고야의 <가라앉는 개>는 이번 책에서 찾은 보물~)
성수영 기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명화의 비밀, 그때 그 사람》 가자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