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영화들
이남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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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봉준호를 이해하는 최적의 안내서

봉준호 감독은 요즘 가장 잘나가는 한국의 영화감독이라 해야할까?

재미있지만 뭔가 불편한 봉준호의 영화, 봉준호 감독을 이해하는 최적의 안내서라니 꼭 읽고 싶었다.

책은 수년간 연구한 영화평론가 이남씨가 봉준호 영화를 해석한 책이다. 저자는 봉준호 감독을 상업장르의 틀 안에서 <정치적 블록버스터>라는 과감한 형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대중적 성취까지 이뤄낸 감독으로 평가하며 그의 영화가 지니는 정치성은 전혀 노골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으며 관객들에게 중요하고 시급한 사회문제를 소환하고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봉준호 감독처럼 오락성과 사회 논평을 알맞게 맞추는 감독은 찾아보기 힘든데 그 균형을 성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오인>이라는 네러티브 장치이다. 영화속 인믈들이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거나 다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잘못된 기대를 하게 되는 등 오인이나 오해의 소지를 교묘하게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다.

또, 할리우드식 해피앤딩의 부재는 봉준호 영화의 특징을 이루는 장르 전복의 두드러진 요소라 설명하며 이것이 나타나는 이유를 봉준호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 한국다움에서 찾았다. 봉준호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 한국다움은 ‘부조리‘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봉준호 영화의 특징인 <해피 엔딩의 부재>로 결론이 귀결되는 바탕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 내용에서 왠지 씁쓸한 웃음이 났다.

이 책은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오인의 모티브가 드러내고자 한 사회 병폐/부패의 이슈들을 한국적인 혹은 세계적인 맥락에 따라 주제별로 나누어 장이 구성되어 있다.

  • <살인의 추억> - 형사들의 무능을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 유지

  • <괴물> - 식민지 시대 이후의 미국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와 부패하고 무능한 당국

  • <마더> - 주인공들의 도덕적 타락은 개개인의 괴물같은 본성이라기 보다는 약자들에게 강요된 가혹한 사회적, 경제적 조건에 의해 야기된 것

  • <설국열차>/<옥자>- 기업의 탐욕으로 지구 온난화, 공장형 축산에 의한 동물학대라는 심각한 문제들을 무시해버리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세계화 현상을 고발

  • <기생충> - 신자유주의하에서 더욱 심화되는 계급 양극화 현상과 계급이동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현실

저자는 봉준호 감독을 영화로 사회학을 하는 <영화적 사회학자>라 말한다. 그는 좁게는 한국사회, 넓게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라는 구체적인 사회현실에 뿌리 내리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아... 그래서 봉준호의 영화에는 그렇게 현실감이 있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뭔가 불편했구나...

봉준호 영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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