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모더니즘 회화.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작품일 것이다. 그런 모더니즘을 한 줄로 꿰뚫어 준다고 한다. 관심과 기대로 책을 펼쳤다.

책은 먼저 시민혁명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그런데 시민혁명의 배경 이야기가 다른 책들과 조금 달랐다. 전세계에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태양의 활동이 줄어들어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소빙하기가 출현했고 그 영향으로 발생한 대기근이 시민혁명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태양은 인상주의를 만들고 인상주의는 태양을 그렸다’는 모더니즘 회화의 극적 탄생을 전개하고 싶었던 것일까? 시민혁명이 소빙하기의 영향이라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것이었지만 일단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는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그 시대와 배경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더니즘 회화는 19세기에서 20세기사이에 그려진 근대회화이다. 이 시기에 그림이 고전 회화와 달리 다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민혁명 이후 귀족의 취향에만 맞췄던 미술이 더 이상 고급스러울 필요가 없었고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자유는 ‘그림이라는 게 도대체 뭐지?’하는 의문에 답하기 위한 고민의 시작을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모더니즘 회화가 탄생했다.

시민혁명 이후 인상주의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100년의 고리, 낭만주의, 사실주의를 짧게 설명하고 드디어 모더니즘 작가들을 소환한다. 인상주의 작가 모네, 르누아르, 드가와 후기 인상주의의 고흐, 고갱, 세잔. 각 작가들의 개인사와 사회적 배경 그리고 영향을 받았던 작가를 연결하며 그들의 작품과 생각에 대해 설명했다.

워낙 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던 유명 작가들이다보니 이야기들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특히 관심이 갔던 작가는 폴 세잔이다. 고흐, 고갱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 새로 알게된 것은 그가 인상주의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싶어 인상주의의 가벼움, 빈약함을 해결하고자 고민했고 그 결과로 도형화, 다초점, 대상의 본질을 그리는 방법을 고안했다는 것이다. 사과그림 하나에서도 이런 복잡한 생각들을 녹여내는 세잔. 그는 철학자에 가까운 작가로 피카소의 입체주의, 몬드리안의 추상으로 이어지는 혁신가였다.

후기 인상주의 작가 뭉크는 고흐, 마티스는 고흐와 고갱, 피카소는 세잔의 작가적 철학을 이어 받았다고 했는데 이렇게 작들을 연결하다보니 모더니즘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다음으로 모더니즘 3세대인 뜨거운 추상 칸딘스키, 차가운 추상 몬드리안, 추상표현주의 폴록과 색면추상의 로스코를 소개했다. 개인적으로 추상은 참 어렵게 느껴지는 사조였는데 책을 읽고 추상 작가들의 고민을 알게되서인지 그들의 작품이 조금 달라보이고 아주 조금이지만 이해되는 것 같다.

모더니즘의 끝은 회화의 정체성이라 믿었던 평면 예술, 무오류의 완벽한 평면성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끝이 났다. 그리고 현대미술이 설치, 퍼포먼스와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며 시작되었다.

'그림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했던 모더니즘 작가들의 이야기. 저자의 말대로 그들의 아름다운 작가정신에 그리고 작품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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