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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평점 :
이건희 컬렉션 'TOP 30 특별전’에 초대합니다.
이건희 컬렉션. 솔직히 상속세 감면의 목적 등으로 국가에 기증되었다는 생각이지만 2만 3천점에 이른다는 작품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건희 컬렉션 중 명화라는 주제에 한정하여 한국과 서양화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서양화가편은 유명 화가의 작품 중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작가의 경우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이 일어났던 시대의 작가들로 서구 모더니즘이 유입된 배경을 토대로 한국미술을 이해하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또 작품을 연대기 순, 사조별로 구분해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이야기,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로 작품을 미술관에서 도슨트와 함께 감상하듯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부 서양화가편, 2부 한국화가편. 누구나 알만한 거장들의 이름이 보였다. 그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안 미로와 김환기의 이름이 반가웠다.
‘그림도 하나의 놀이처럼’
호안 미로의 작품은 점, 선, 면과 기호,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강렬한 원색으로 그려진 추상화이다.
어린아이의 그림 같다는 그의 그림은 사실 알고보면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설계하고 편집, 재창조하는 과정을 반복해 만들어진 엄청나게 계산적인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또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직선과 곡선은 동양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세계대전의 시기에 마티스, 피카소 등 많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정체성을 만들어갔다는 호안미로. 미로의 작품은 '시와 회화 사이 경계에 있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추상과 반추상을 넘어서'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작가의 작품 최초로 100억원 이상에 거래되어 화재가 되었던 김환기. 김환기는 물감을 묽게 사용해서 번지게 하여 동양화를 보는 듯한 유화기법부터 ‘전면점화’ 시리즈의 흰색을 빈 공간이 아닌 그 자체로 채워진 것으로, 여러 빛깔을 담아낼 가능성을 품은 무한한 색에 가깝다고 보는 생각으로 한국적인 것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또 김환기가 고향을 떠올리며 그렸던 바다와 하늘의 상징이라고 알려진 ‘환기 블루’. 형태없는 추상이지만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이렇게 우리나라가 담겨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부인 김향안과의 러브 스토리로도 유명한 김환기. 그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다.
책은 저자의 바람대로 전시장에서 도슨트에게 작품,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듯 재미있게 읽힌다. 16명의 작가들. 빠른 시간 내에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