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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평점 :
제22회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 이서수
“문학의 힘을 빌려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둡니다”
작년 도서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전년대비 30.8% 증가했다는 뉴스를 봤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었나? 그런데 판매량이 늘어난 품목은 아동 도서와 웹툰, 웹소설, 만화라고 한다. 스마트폰, SNS 댓글 등 단문으로 소통하는 시대라서 책을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더니 그런 영향인가? 언젠가 나도 장편 소설을 읽으며 약간 버거운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실용서를 읽기는 싫었다.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 때 『이상 문학상 작품집』을 읽었고 단편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챙겨보는 편이다.
그 중에도 단편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효석, 올해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은 어떨지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 2021』에는 대상 1편, 우수작 5편과 대상 수상작가, 기수상작가 자선작 2편까지 총 8편이 담겨있다.
먼저 대상작인 〈미조의 시대〉를 읽었다. 이서수 작가의 개인사와 허구가 버무려진 이 이야기는 미조, 미조의 어머니, 미조의 오빠 충조 그리고 미조와 각별한 사이인 수영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미조는 재개발로 집을 비워야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기신 5,000만원짜리 전세뿐인 그녀는 막막하기만 하다. 미조의 1인칭 화법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미조의 일상을 담고 있다. 문득문득 눈에 띄는 표현들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 '떡집에서 못 팔고 버린 떡같은 하루', ' 고구마 줄기, 무해한 단어’
지금을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과 구로(디지털단지)라는 공간으로 과거를 연결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힘겨웠을 그녀들의 세상살이에 대해 말하는 소설. 너무 현실같아 쓸쓸하다.
다음으로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이 먼저 읽고 싶은 마음에 김경옥 작가의 <타인의 삶>, 은희경 작가의 <아가씨 유정도 하지>를 차례로 읽었다.
<타인의 삶>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라면 <아가씨 유정도 하지>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아버지의 유언 한 마디와 어렸을 때 기억에 매달려 아버지 비밀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추리해보려는 아들. 뉴욕의 곳곳에서 전혀 다른 어머니를 만나는 아들.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들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분들의 진짜 모습을 만났을까?
아~. 참 좋다. 이야기가 주는 만족감. 역시 쉬고 싶을 때는 부담 없이 단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