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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평점 :
시대의 정점에서 꽃피운 대한민국 대표 국보 47점!
파란만장 한국사를 만나는 가장 흥미로운 안내서
경제지의 기자로 일을 했지만 학창시절부터 관심있었던 문화재를 꾸준히 공부해서 문화재 기자가 되었다는 저자 배한철씨. 그는 문화재를 시간의 예술품이라 정의하며 직접 보는 답사가 중요하니 국보와 같은 문화재 답사를 즐겨보라 한다.
저자는 이번 책에 국보의 제작 의도, 역사적 배경, 의미, 변천사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아 읽는 사람이 한국사와 국보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고, 일제강점기 이전의 국보 사진을 다수 수록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고 한다.
내용 중 사라질 위기에 남겨진 반구대 암각화, 되찾아 온 국보 이야기 등이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국보 토막 상식 '숭례문은 왜 국보 1호인가'를 읽으며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국보에 번호를 붙이는 것이 일본 식민지 시대의 잔재인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못 알고 있던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나는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을 만들었을 것이고 그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명령했던 왕이 세종대왕으로 그의 의도를 높게 평가해 한글을 창제한 사람이 세종대왕이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한글의 창제 주체는 분명히 세종대왕이고 그 조력자가 집현전 학자들이 아니라 승려 신미, 문종, 정의공주라는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의 부당함을 주장하던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창제를 도왔다는 것은 상당히 의심스럽다는 이야기에서 저자의 이야기에 신뢰도가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익숙한 국보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지만 석굴암, 미륵사지 석탑에 시멘트를 부어놓은 일제, 우리 국보를 함부로 했던 사진들을 보는 것은 왠지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어쨌든 저자의 47점 국보이야기를 읽고 국보를 찾아가는 여행은 조금 다른 느낌을 줄 것 같다.
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