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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이현민 지음 / 새빛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에서
앤디 워홀을 넘어 그래피티 미술까지
명화와 함께 떠나는 명작의 세계
미술관 산책을 좋아하지만 작가나 작품을 평가하는 근거(?)는 잘 모른다. 나의 관람은 내가 그 때 느끼는 것이 그 작품의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때는 '이 작가는, 작품은 왜 이렇게 유명할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저자의 말대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 유명하다는 이유로 좋게 보이는 색안경은 끼기 싫다. 좀 복잡한가? 뭐 생각이 이렇다보니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평론가들의 책에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던 중 읽게 된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저자 이현민씨는 저자는 SNS, 유튜브, 온라인 강의 등 볼 것이 넘쳐나는 Visual 시대에 쉽고 재미있는 인문교양 미술사로 사람들에게 창의적인 시각예술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책에 담긴 14개 이야기 모두 재미있지만 가장 처음 눈이 갔던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첫번째 이야기는'영화 ≪다빈치 코드≫와 전인형 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 시대'이다. ≪다빈치 코드≫ 나도 알고 있는 영화이고 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도 알고 있다. 너무 유명한 작가와 작품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할까 궁금해 하며 읽었는데 주요 내용은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은 명작인가?'이다.
<모나리자>의 독창성은 혁신적인 3/4포즈(그 시대에 초상화는 옆모습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와 레오나르도적 스푸마토 기법을 이야기 한다. 3/4포즈는 알겠고 처음 듣는 레오나르도적 스푸마토 기법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이 기법은 사물의 명도 대비를 약하게 하고 세부적인 묘사를 주어 원근감을 나타내는 투시법으로 모나리자가 흐릿한 색의 배경보다 훨씬 앞에 있는 실제에 가까운 느낌을 주게 하면서 비현실적이고도 추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오묘한 신비함이 이 작품을 명작으로 인정받게 하는 매력이라는 것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영화 ≪타이타닉≫과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이다. 저자의 말대로 피카소가 왜 유명하지?로 시작해서 스티브 잡스가 종종 피카소를 이야기함으로써 피카소를 인정했다는 것은 알겠으나 그의 무엇을 인정한 것인가?를 설명하는 이야기이다. (≪타이타닉≫은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와 별로 상관이 없다.)
피카소는 사진으로 찍은 듯한 과거 식의 인물과 사물의 표현은 더 이상 본성과 본질을 담았다고 보기 힘들며 이 시대의 그림은 본질의 다양한 모습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본질을 표현하고자 대상을 여러 형태로 쪼개고 분석한 후 다시 그 특성들을 모아 재구성하고 통합했다. 저자는 그의 이런 창조적인 사고를 <아비뇽의 처녀들>로 설명한다. 피카소는 다양한 문화적 지식과 감성+폴 세잔의 사상+앵그르와 본 엘 그레코의 작품+이베리아 조각을 삶 속에서 해석하고 융합시키는 노력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이런 피카소의 혁신적인 창조를 위한 조합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피카소에 대해 평생 4만 5천여 점의 작품을 남기며 끊임없이 도전, 연구, 노력한 피카소를 현대미술의 창시자가 아니라 현대미술 그 자체로 역사에 남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마르셀 뒤샹, 잭슨 폴락 등 평소 관심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많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명화, 명작을 규명하는 일반적인 답은 '그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새로움으로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라는 말, 이제 살짝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명화, 명작이 궁금한 분들 꼭 읽어보시길.
파울 클레의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 한다.
‘예술이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