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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일생의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개인적으로 미술관 나들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조토라는 작가 이름을 처음 듣는 것으로 보아 내가 예술사나 중세 미술에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 저자 김현성씨가 푹 빠진 중세 미술과 천재 화가 조토. 그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김현성씨는 프롤로그에서 화가 조토와의 인연을 소개한다. 예술사 공부 중 만난 조토의 아주 작은 그림에서 감동을 받았고 그 후로 위로가 필요할 때 마다 그의 작품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전업 작가로서의 꿈이 작아져갈 때 여행했던 조토 루트가 김현성씨에게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주었다는 이야기. 나에게 이렇게 위로와 힘을 주는 작가가 있던가 잠시 생각하며 본격적인 조토 루트, 아시시 → 피렌체 → 파도바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첫번째 이야기로 아시시. 아시시는 성 프란치스코의 도시라고 한다. 조토가 카톨릭계에 이름을 남긴 첫 작품으로 소개되는 <성 프란치스코의 일생> 연작시리즈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있다. 책의 처음이라 아시시라는 도시와 성 프란치스코의 이야기, 14~15세기 유럽의 정치와 종교, 국왕과 교황의 갈등, 중세 미술사 등이 언급된다. 솔직히 카톨릭이나 중세 미술사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노트에 메모라도 해가며 읽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앞 장을 다시 읽기도 하며 아시시 편을 다 읽고나니 드디어 조토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 작품씩 간단한 설명과 함께 구성했는데 김현성씨의 말대로 휴머니즘과 스토리텔링을 담은, 중세 미술의 혁신가 다운 작품들이다.
아시시 편에서는 작품 속 휴머니즘을 이야기 하며 치마부에의 <옥좌 위의 성모자와 성 프란치스코>와 조토의 <십자가에 매달리심>을 비교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치마부에의 작품이 어두운 분위기와 차갑고 근엄한 성모의 표정, 천사들의 눈빛이 종교적인 위엄, 신은 인간에게 두려운 존재임을 표현한 것이라면 조토의 작품은 청색과 금색의 화사한 세계관과 생동감있는 인물묘사 등으로 예수의 수난에 감성적으로 몰입하게 한다. 중세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차이, 그 차이가 어떤 느낌인지를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중세 회화의 보물창고 피렌체와 조토 예술의 정수 스크로베니 예배당이 있는 도시 파도바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체적인 내용도 좋지만 주요 작품을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중세 미술을 다시 보게 하는 것 같다. 중세 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