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주인의 자리를 두고 벌이는 대격돌,300만 수나라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인의 혼이 담긴 소설 김진명 작가는 머리글에서 을지문덕은 작가가 우리 5천년 역사 중 위대한 인물을 뽑아보는 과정에서 항상 맨 마지막 후보에 남는 인물이며 그에게 300만 수나라 군대의 침략에 맞서 승리한 자랑스러움과 그를 잘 모른다는 부끄러움을 함께 주는 인물이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살수대첩이라는 큰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 을지문덕은 알고 있으나 그 외에는 그를 모른다. 김진명, 소설은 비록 허구이지만 사실보다 더 진실이어야 한다고 믿는 작가. 그가 이야기하는 을지문덕이 궁금해졌다.살수 1권은 수나라 건국부터 영양왕의 출정 선포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자신의 정인을 아버지에 의해 황제에게 빼앗긴 양광이 잔인하게 복수하는 장면과 문덕, 건무, 강이식, 갑정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문덕과의 헤어짐을 뒤로하고 건무가 남기는 한마디 '을지문덕, 고구려 천년의 영웅입니다.'라는 대답이 의미심장하게 울림을 준다. 뒤로 주요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말갈 족장 아야진은 수 황제의 둘째아들 양광에 의해 아버지를 죽였고, 가연은 수 황제 양견과 첫째 아들 양용과 악연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악연에 대한 설정은 다른 역사소설에 등장하는 끔찍함이랄까 그런 느낌을 준다. 재미있는 것은 수 황제 양견은 고구려를 복속시키고자 하는 이유이다. 천자가 되고 싶은 양견이 대규모의 제례를 올리려던 중 선례를 찾다가 <상서>를 발견한다. 책에는 순임금 즉위 즈음 예를 갖추기 위해 동방의 군자국, 조선에 사진을 보내 인사를 올렸다는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 <시경> 한혁편에 조선의 통치자 한후가 서주 왕실을 방문했을 때 그를 환대했고 왕의 질녀를 한후에게 주었다는 내용도 있다. 양견은 중원 통일 후 조공을 보내지 않아 눈에 거슬리는 고구려가 요순과 대를 같이했던 조선의 후손이라는 것도 화가 나지만 이 고구려에게 사신을 보내 인사를 하는 것이 예라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양견은 고구려 정벌을 결정한다.이런 역사적 사실과 팩션의 전개가 김진명 소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2권을 기대하게 하는 용맹한 왕과 충성스러운 신하의 대화. 이제 전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