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 브릿마리. 베크만의 소설에는 현대 시대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사실은 그 등장인물들이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잊어가는 사람들간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베크만의 소설은 따뜻하고 희망적이다.이번 소설의 배경은 쇄퇴해버린 공장도시이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모든 희망을 걸고 있는 아이스하키.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베어타운의 사람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방식이 부촌,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 임대아파트촌으로 나누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식이다. 왠지 우리 사회같다. 그리고 첫 장의 암시는 무엇일까?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쇄를 당겼다.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 이다.”베어타운 사람들은 아이스하키를 구심점으로 하나가 되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번에 준결승에 오르면서 열여섯, 열일곱살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아이스하키팀의 주장 케빈이 마야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케빈이 빠지게 되면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팀은 준결승에서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케빈은 분명히 범죄를 저질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처음 마야는 범죄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아나의 말에 자신이 입을 열면 모든 사람들이 상처받을 것이라고 그건 감당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지만 그녀가 용기를 내었을 때 그녀는 'M', '그 아이', '그 걸레'로 불리고 '그 주장'으로 시작해서 '당해도 싸다'로 마무리되는 마을 사람들을 감당해야했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미투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인들, '예전부터 원래 성상납이 있었다.', '그 여자들 행실이 좋지 못했던 것이다' 등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며 그렇게 피해자를 매도하던 현실세계의 사람들이 생각났다. 우리사회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소설이다. 특히 갈등에 대처하는 사람들에 대해 베크만이 기술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제일 먼저 편을 정하고 그런 다음에 자신의 선택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모으고 그런 다음에는 적에게서 인간성을 거세한다고 했다. 그게 편하니까. 아... 너무 현실적이라 씁쓸한 기분까지 든다.현실세계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의 이해와 용서를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베크만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