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부터 공자, 양귀비, 마오저뚱까지79명의 인물로 만나는 5,000년 중국사중국사의 인물들은 상당히 친숙하다. 알고있는 사건을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은 중국 역사를 전문적으로 기술해왔던 저자에게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소준섭씨는 서문에서 인물과 인물을 둘러싼 역사적 흐름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무쪼록 독자 제위의 질정을 바란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책은 1부 요순임금부터 공자, 그리고 진시황까지 ‘중국의 형성’ 2부 중앙제국의 전성시대 ‘한,당,송 시대’ 3부 저무는 중국 ‘명,청 시대’ 4부 부활하는 대국 ‘현대 중국’으로 나누어 인물들을 기술하고 있다.개인적으로 내가 잘 몰랐던, 조금 덜 유명한 인물들에게 관심이 생겼다. 진시황의 천하 통일의 결정적 토대를 만든 상앙. 중국역사에서는 상앙 변법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만 성공했다고 하는 주장이 있을만큼 그의 개혁은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내용 중 상앙이 효공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감룡과 상앙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관습과 법을 바꾸지 않고 백성을 다스리면 관리들도 익숙하고 백성들도 안심한다.’는 감룡의 말에 상앙은 관습이만 의지하고 배운 것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은 법을 지킬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을 해낼 수는 없다고 반론을 펼치고 효공을 설득하게 된다고 한다. 크던 작던 변화, 개혁이라는 것은 기득권을 가진 무리들에 의해 환영받지 못한다 또 기득권이 없더라도 사람들은 항상 익숙한 것 편한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익숙한 것만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 이상을 해낼 수는 없다’는 상앙의 말이 나같인 범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 같다. 삶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린위탕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인생의 목표란 인생을 진정으로 즐기는 데 있다’는 말과 이것은 곧 ‘모자람’에 집착하지 않고 ‘남겨 둠’의 여유를 느끼며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자신의 삶을 향유하고 있는 셈이라는 그의 말에 왠지 위로받는 것 같다. 현실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그의 작품 <생활의 발견>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인물을 소개하는 내용도 흥미롭고 함께 실린 초상화가 재미를 준다. 책을 다 읽고나니 중국 역사의 큰 흐름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