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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로라 놀스 지음, 제니 웨버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5년 2월
평점 :
우리가 밖에서 마주치는 커다란 나무의 시작은
씨앗이다.
믿기 힘들지만 작고 연악한 씨앗이 땅에 떨어져 물에 젖으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이파리를 만들고
나무줄기가 자라면서 점점 두터워지고 하늘을 향해 높이 뻗는다.
나무의 1년
그렇게 1년이 지나가면 한줄의 나이테가 더해지고
그러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고 또 보내고
1년에 한번씩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떨어뜨리고 잎을 버리고
다시 새잎을 입고 다시 꽃을 피우기를 반복하면서 나무는 살아간다.
동물과 자연애 대한 그림책을 주로 쓰는 영국작가 로라 놀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는
나무의 일생을
지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나무와 공생하는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같이 비춘다.
한쪽엔 여백이 실컷 펼쳐진 공간에 글이 들어가있고
반대쪽엔 씨앗이 점점 변화하고 커지며 나무가 되는 그림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나무가 다시 씨를 바람으로 날려보내는 대미는
네쪽의 병풍책 형식으로 꾸며졌다.
우주가 하나의 점이 팽창하여 현재의 삼라만상을 이룬 것처럼(빅뱅론)
씨앗이 나무로 되는 과정을 보면 우주가 만들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설픈 교훈과 가르침을 주려는 구석 하나 없이
씨앗의 성장을 통해 지금도 계속되는 자연과 시간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여준다.
씨앗이 나무로 크는
일대기를 보여주는 데 선택된 나무는
개버즘단풍나무로 400년을 산다고 한다.
씨앗 생김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풍나무 씨앗과 동일하다.
던지면 뱅글뱅글 돌면서 떨어지는 씨앗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책은 2018년 <작은 씨앗이 자라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오면서 제목을 멋지게 의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