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 줄게 -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른이에게, 뾰롱이 & 쪼롱이 에세이
김진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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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컷 만화로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김진솔씨의 두번째 모음집

첫책에서는 작가의 페르소나인 병아리 뾰롱이가 등장했다면

이번에 나온 두번째 책에서는 쪼롱이라는 뱁새를 만들어

듀오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움으로 고통을 느끼곤 한다.

그런 공통적인 고통으로 신음하는 

작가의 따뜻한 위로를 담은 책이 바로

<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줄게>이다.


표지에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른이에게'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어른이 되어도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전혀 어른스러움을 자각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부족한 자신감으로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곧 작가 또한 어른이 되었지만

나 자신은 어릴 적 우러러보던 어른으로 탈피하지 못한 느낌을 만화로 그려낸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효율이 최고가치가 되면서

사람의 가치가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게다가 갈수록 자본주의가 맹위를 떨치니

사람들은 한낱 부속품으로 계속 마모되어가며 심신이 피폐해져가는 병폐가 만연해있다.

한국인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자살율이 높은 것이다.

  

자꾸만 행복을 되뇌인다는 자체가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그런 한국인에게 

귀여운 뾰롱이와 쪼롱이를 그려서 우리의 상처를 무마한다.


일상의 아픔과 상처를 예리하게 포착해서

사람들을 위로하는 작가의 만화는 설득력이 있다. 

허나 앞으로도 삶의 속임수에 빠져 허우적대는 작가의 동어반복이 이어지는 건

자신의 만화가 솔직하지 않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다.

부디 뾰롱이와 쪼롱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다음 작품에서는 작가의 발전하는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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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의 무게 마음틴틴 16
이송현 지음 / 마음이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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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송문학상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 수상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이송현작가의 신작이다.

불과 두달 전 출간한 청소년 소설 <일반번의 다이빙>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기념일의 무게>는 짧은 소설 다섯 편을 한 권으로 묶어낸 소설집이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각각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이렇듯 동일한 세계관 안에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여러편이 진행되는 것을

연작소설

그러한 연작소설을 한 권으로 묶어 내는 것을 

연작소설집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각 소설이 다른 소설과 크게 유기성을 맺고 있지는 않고

잠깐씩 이름을 공유하면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친숙함과 반가움을 안기는 선에서만 머문다.


캘리그라피 문화센터에서 만난 할머니

현실적인 엄마아빠의 사랑

치매걸린 할아버지와의 동거

폐지줍는 할머니와의 공조

애인과 재혼을 생각하는 할아버지


각 소설에서 나오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일반적인 청소년 소설에서는 쉽게 등장시키지 못하는 인물이 등장하여

청소년 주인공이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특이하다.


가장 가까운 엄마아빠와의 가족관계의 해체도 일상스런 모습이 된 마당에

중학생이 제발로 캘리그라피 문화센터를 찾아가 강사 할머니와 친해진다거나

폐지 할머니와 협력관계를 맺는다는 '환상적' 설정에

반감이 들긴 하지만 소설이 본래 뻥이라는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면

사랑으로 아픈 청소년이 성숙으로 훌쩍 나아가는 긍정적인 결론을 축하해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한걸음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에게 

힘껏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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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 형제 택배 소동 마음 잇는 아이 19
박현정 지음, 임광희 그림 / 마음이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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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이 넘도록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면서

어린이 독자를 만나고 있는 박현정 작가의 최신작이다.


'승'자를 돌림으로 쓰는 승재, 승찬 형제 주위에서

택배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그린 동화이다.


택배는 잘못 배달되기도 하고 남의 집앞에 놓인 택배를 훔쳐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택배사고는 누구든 겪을 수 있는데

이런 친근한 소재를 통해 독자와의 친밀감을 확보한 다음

거짓말과 솔직함이라는 어린이 세계의 공통된 화두로

교훈을 안겨준다.


아파트 주변에 사는 길고양이와 취준생 동네 누나가 나오고

부모님의 세탁소에서 벌어지는 소동,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도 등장하는 등

쉽고 단조로운 이야기 구조에서 탈피하려고

다양한 인물에게 역할을 주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책의 교훈은 전혀 새로울 것 없지만

지금도 나쁜마음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어린이들에겐

매일매일 현재진행중인 갈등이기 때문에 계속 새롭기도 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부족한 어린이를 힘껏 두드려주는 응원가로서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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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코딩 모험! 골드랜드 with 엔트리 - 코딩 초보가 알아야 할 최고의 블록 코딩 입문서 다산스마트에듀 초등 코딩·인공지능 교재
다산스마트에듀 SW교육센터 지음 / 다산스마트에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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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의 진입과 함께 프로그램을 짜는 코딩이 새삼 주목받게 되었다.

급기야는 학교에서 정식으로 다루는 교육과정으로 편입하기에 이르렀다.


세상에는 다양한 일이 많은데 하필 코딩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딩은 어떤 일을 작동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어떤 결과를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해야할 지를 알아야 한다.


코딩교육의 의의는 전국민의 프로그래머화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단계적 실천을 알려주고 훈련하는 데 있다.

html 언어를 몰라도 버튼을 꾹꾹 눌러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듯

근원적인 코딩 언어를 몰라도 명령블럭을 조합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책은 entry 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어린이들이 코딩을 익히게끔 해준다.

엔트리는 네이버가 개발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래밍 도구이다.


가장 효율적인 배움은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다름 사람과 채팅을 하다보면 난 재밌게 대화를 했을 뿐인데 한글타자가 늘었다는 것과 같은 원리가 동원되었다.

독자들은 골드랜드 게임 세계 속의 주인공이 말하고 행동하게 만드는데 열중하면

어느새 코딩의 개념이 머리에 들어와있다는 걸 느낀다.

그렇게 난이도가 다른 총 16가지의 코딩을 해볼 수 있다.


책을 낸 다산스마트에듀는 

다산콘텐츠그룹의 교육사업 브랜드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컴퓨팅사고력을 키우고 창의융합 인재육성을 목표로 교육서비스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사족)

이 책의 제목을 정확히 무어라 불러야할지 애매한데

정확히는 <모험! 골드랜드>이다. 교육센터장이 쓴 머리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앞부분의 '이야기가 있는 코딩'과 뒷부분의 'with entry'는 관제라고 볼 수 있으니

도서관에서 목록을 작성해야하는 도서관인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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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날까지 - 세계적 명상가 홍신자의 인생 수업
홍신자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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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한 변명>의 그림자가 너무 컸던 것일까

홍신자는 꾸준하게 책으로 사람들을 찾아온 줄 알았는데

독립저작으로는 2003년 이후 찾아온 책이다.


벌써 그녀의 나이는 여든셋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의 처녀가 뉴욕으로 날아가 전위춤꾼이 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자유를 위한 변명>이 국내에 나올 때도 이미 그녀의 나이는 지천명이 넘었다.


황병기의 미궁에서 선보였던 도발적인 음성으로 귀신소리를 잘 내는 사람으로 

지금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홍신자가 죽음이 아주 멀지 않은 말년에 이르러

다시 한 번 그녀의 인생 줄거리를 들려주고 죽음과 자유의 의미를 찾아간다.


삶과 존재, 죽음, 자유 따위의 형이상학적인 관념을 정의하는 사람은 많았어도

수많은 해석을 정설?로 받아들이기에는 의뭉스러운 점이 많았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았는데 성급하게 내놓는 정의가 과연 고정될 수 있을까?


하지만 평생에 걸쳐 자유를 갈망하고

이제 여든을 넘은 생애를 산 사람의 입이 담은 죽음과 자유는 

어쩌면 정답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어진다.

그녀가 살아온 시간이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화가는 말년에 추상으로 흐른다.

사진처럼 정밀했던 그림이 점점 대담하고 간추려지며 추상을 남기고

간결해진 붓놀림으로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홍신자가 생의 마지막 날까지 말하는 인생의 뜻도 그렇다.

삶은 복잡한 게 아니다.

삶의 뜻과 가치는 단순하지만 우리는 반신반의하면서

전혀 다른 곳에서 어려운 방식으로 찾다가 길을 잃고 젊은 시절을 헤매다가

종국에는 바로 내가 지나쳤던 단순한 정답을 마주하고는 쓴웃음을 짓는다.


어쩌면 인간의 삶 자체가 큰 원을 지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산책 같은 것일지 모른다.

길을 걸어야 목적지에 도달하듯

헤매임을 생략하고는 깨달음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나마 노인을 존중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지름길 너머로 진실의 빛줄기를 흘끔 구경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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