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제시카! -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위한 슬기로운 마흔 생활
김형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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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흔에 들어서야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의심을 풀고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과 실천 끝에 

독서와 건강, 소통, 마음가짐을 꼽고

그에 대한 책을 썼다.


제시카는 마흔에 들어선 여성들을 일컫는 대명사로 사용하고 있지만

여자가 아니더라도 여전히 불혹하지 못하는

위기의 40대 모두의 독자를 지칭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여자만 보는 여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것


소위 엘리트 코스를 안전하게 밟아온 지은이가

다람쥐 쳇바퀴 일상에 치이다

자각의 디딤돌을 삼은 것은 책이다.


스포일러를 무시하고 친절하게 

자신이 재밌고 의미있게 본 여러권의 책설명을 마친 저자는

건강과 소통,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차례차레 강조하며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위한 자신의 슬기로운 마흔 생활을 정리한다.


**첫장인 '마흔에 필요한 독서'에 언급된 책 목록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불편한 편의점/ 꿀벌과 천둥

(고전)

변신/ 싯다르타/ 밤으로의 긴 여로

(타인의 삶)

김약국의 딸들/ 칼의 노래/ 가재가 노래하는 곳

(감정)

스토너/ 죄와 벌/ 빌러비드


덧. 독서를 가장 먼저 등장시킨 건 독서가 주는 가치를 크게 인정한 것일 게다.

그런데 아직 한국인들은 

공공도서관을 시험준비 공부방 용도로 사용하는 야만스런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으니

독서인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한국사회는 언제나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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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가 침투했다, 면역 세포 출동! 한울림 별똥별 그림책
플라비오 알테르툼 지음, 페르난도 빌렐라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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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항상 외부 세균의 공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항상 아프지 않은 건

우리 몸 안의 면역 세포가 침입세균과 싸워서 이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몸안에서는

계속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몸이 아프면 열이 오르는 것도

몸의 열을 올려 침입 세균을 익혀서 물리치려는 작용이다.


두명의 브라질 작가들은

면역세포와 침입 박테리아가 벌이는 전쟁의 과정을

다니엘이라는 축구를 좋아하는 열살짜리 어린이를 통해

아주 박진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긴박한지

흡사 비상계엄을 사이에 둔 양측의 숨가쁜 행동을 보는듯하다.


그림체는 잘 그린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벌어지는 상황을 아주 강렬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준다.

책에 맞는 최고의 그림을 그려냈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칫 심심하게 흐를 수 있는 과학정보그림책을

적벽대전이나 트로이전쟁을 보는 것 같이

이토록 장엄한 대서사시로 완성해내다니

왜 한국의 출판사가 브라질 작가들의 그림책을 번역하기로 했는지 단박에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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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빙허각 창비아동문고 340
채은하 지음, 박재인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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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허구를 섞은 팩션동화이다.


빙허각은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유일의 여성 실학자로

여성생활백과인 <규합총서>의 지은이다.

<청규박물지>라는 저서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625 전쟁으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빙허각의 집안이 한양에서 가세가 기울어

지방에 오게되었고

지방에 사는 덕주라는 신여성 기질이 많은 소녀에게

학문적 조수일을 시키는 등의 학문 교유를 통해

여성의 자기실현을 강조하는 여성주의적 관점을 가진 작품이다.


당연히 덕주는

살림 잘하는 여자로 자라는 것이 미덕이고

글월문을 읽고 책쓰는 일 같은 건 환영받지 못하는 환경과 싸우는 

배움에서 핍박받는 조선 여성을 대변한다.


조선 유일의 여성 실학자는

빙허각이라는 호와 이씨라는 성은 남겼지만

끝내 이름은 남기지 못했다.


오늘날에도 자기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비천한 대우를 받고 있는 존재가 어디에든 있을 것이다.

그 존재를 찾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발전시키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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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타이밍
주미경 지음, 오이트 그림 / 키다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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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사랑의 감정에 휘말기고 애먹으면서 

한단계 성장하는 내용의 동화책이다.


<고백 타이밍>이라는 제목만 봐도 사랑은 해야하는데 뭔가 엇갈리고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예감을 전달해준다.


동화를 읽으면서 요즘 초등학생의 사랑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사귐과 사랑이 독자적인 가슴앓이로부터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흔들림이 아니라

좋건싫건 한번은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같이 인식되어

모든 친구들이 주목하는 무대 안에서 

사랑의 공식 안에 억지로 들어가려는 현대 초등학생의 

레디메이드한 단면이 읽혀지기도 한다.


누구를 좋아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사랑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확실히 8-90년대와는 판이한 사랑법이다.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에 소용돌이치는

등장인물들의 수준 높은 고민은

중고시절에 국어선생님을 흠모했던 

지은이의 경험기와 어긋난 탓일까


어쩌면 넘쳐나는 매체에서 알게모르게 습득한 사랑의 기술 덕에

5학년 정도면 사랑전문가가 되는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진짜 초등학생 독자들은

<고백 타이밍> 책의 등장인물이 맞닥뜨리는 사랑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할지 궁금해진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갈등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내가 관심없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우리 모두의 삶에 빠짐없이 나타나는 영원한 사랑의 도돌이표, 딜레마를 드러낸

초등학생들의 어지러운 사랑기는

다행스럽게도? 여러 주인공 중 하나인 여학생의 지혜로운 독백(세상에는 사랑말고도 두근거리는 일들이 많으니까)으로 끝맺는다.


덧. 오이트 그림작가님은 옆얼굴 그리기 연습을 좀 더 해야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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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방울토마토 오! 시리즈
박지선 지음, 효뚠(이효경) 그림 / 발견(키즈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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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방울토마토에 대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왔다.

아마 과일과 채소가 등장하는 책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그만큼 기발하면서도 번득이는 그림책이다.


이 책의 총서명인 '오시리즈'는 

2021년부터 딸기를 시작으로 당근, 감에 이어

이번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방울토마토를 등장시켰다.


동물들이 사람처럼 사는 세상에서

방울토마토는 크리스마스 케잌 꼭대기를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케잌 꼭대기는 블루베리가 차지한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탱탱함을 유지하고자 샤워를 하고

더 빨갛고 반짝반짝해지기 위해 

낮에는 햇볕을 받고 밤에는 달빛을 받는다.


방울토마토가 다음 크리스마스를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중에

어린이에게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할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순록썰매의 순록이 넘어져 코가 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연 방울토마토의 노력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산타할아버지가 아니라 과감하게 산타곰을 등장시킨 것도

하나의 용기있는 시도로 응원을 받을 부분이라 생각된다.


박지선 글작가는 한예종 연극원 극작가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고

주로 아동희곡 분야에서 활약을 해온 사람인데

지난 10월 첫 창작품 <마마레인저>에 이어 두번째로 출간한 책이 본작이다.


효뚠 그림작가의 그림은 개성없는 그림체라서 다소 심심한 감은 있지만

좋은 이야기와 엮이니 오히려 담백함 감상을 전해준다.


참고로

<오 방울토마토>의 출판일은 12월 25일이다.

앞으로 매년 성탄절이 되면

어린이들이 방울토마토의 긍정과 희망의 말과 행동을 새기고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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