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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마음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정고요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산책은 한가한 쉼인듯하면서도 벼락같은 영감을 안겨주면서 뜻밖의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도 하는 다기능을 제공하는 신비로운 일상이다.
아무 할 일 없을 때 하기도 좋고 뭔가 꽉 막혔을 때도 산책을 하다보면 해결책의 빌미를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생각은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몸이 같이 움직였을 때에야 진짜 사고가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신기한 산책 경험을 누구나 겪어봤을 것이다.
칸트나 니체, 소로의 경우엔 산책이 의식주에 버금가는 필수 생활양식으로 중요한 사유의 한 과정이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수도권을 떠나 지방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현재는 강릉에 멈춰있는 시인이 산책을 하면서 떠오른 단상을 엮은 책이 나왔다.
강릉과 동해바다를 주무대로 삼으면서도 딱히 특정 주제로 범주화할 수 없는 글은 시인의 오감이 포착한 생각의 흩뿌림이다.
시인의 말마따나 서사적 글이 아닌 문체적 글은 이야기의 재미를 주기보단 문장을 통해 문취를 짙게 풍긴다. 남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시인의 눈이 되어 세상을 이렇게 여러 각도에섯 바라볼 수 있구나를 느껴볼 수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피신처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산책이다.
산책 말고 운동도 되고 막힌 생각도 뚫어주는 인간의 행위가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누구든 애호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랑스러운 일상으로
오늘날의 뜀박질 유행처럼 새삼스럽게 주목받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
덧. 저자의 본업을 살린 네 편의 시와 한 편의 단편소설도 중간에 실려있어 세 가지 문학 갈래의 맛을 볼 수있는 독특한 형식도 특이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