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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가 문을 열면
김지윤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5년 10월
평점 :
흰토끼 마을에 사는
고양이인데 토끼를 닮아서 기묘라고 불리우는 고양이가
어느날 만난 기린이 남긴 '혼자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라는 말에 물음표를 가지고
외로운 여행에 나선다.
길 위에서 공명조, 박쥐, 삼목구, 달두꺼비를 만나
다양한 동물들이 사는 마을에 이른 기묘는
어느새 외로움의 아픔을 잊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고 다시 흰토끼 마을로 돌아간다
는 줄거리를 가진 그림책이다.
오리 무리에 백조 한마리가 섞여 <미운 오리 새끼>가 탄생한 것처럼
토끼 마을에 토끼와 닮았지만 토끼는 아닌 기묘라는 고양이가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외로움을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길 위로 나선 여행에서 신기한 동물을 차례차례 만나며
조금씩 깨달음을 얻어간다.
책에는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상상의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때문인지 지은이의 그림체 또한
민화(실용을 목적으로 무명인이 그린 소박하고 파격적이고 익살스러운 그림)의 섬세하면서도 정적인 특징과 닮아 있다.
인간이 원초적으로 생각했던 상상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작품에 특별함을 불어넣은 덕에
독자는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나온듯한 실감이 드는 신비로운 그림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