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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평점 :
젊음과 늙음이 어스름하게 마주치는
마흔의 나이에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니체를 거쳐
마침내 서양철학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톤마저 읽고 난 후에 쓴 책이 본작이다.
30권에 달하는 플라톤 전집을 독파하고
오늘날 한국의 현대인이 귀감으로 삼을만한 지혜의 요소를 추출해서 실었다.
물론 책이란 사물의 궁극적인 목적은 독자에게 읽혀서
쓰는 사람이 아닌 읽는 사람의 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긴 하지만
저자 또한 책을 쓰면서 자신이 읽은 플라톤을 요약 정리 하듯이
한권에 담아놓고 계속 기억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는 듯이 읽힌다.
매장의 말미마다
현대인에게 전하는 훈화가 빠지지 않는데
굳이 플라톤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너무 당연한 말이라서
아주 뻔한 자기계발서처럼 보인다는 약점을 가진다.
그만큼 인간이 평생 살면서
새기고 지녀야 할 지혜는 이미 기원전에 다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그걸 아직도 반복해서 듣고 동감하고 실천하라는 잔소리가 장재형씨 같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계속 울려대니
인간이 얼마나 유한하고 미련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덜 내려고 기본 인격도 갖추지 못한 잡배를 대표자로 선출하는 사람들이 살아있는 증거다.
현재의 한국에서 인문학이란
돈이 전부가 아님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인문학의 외투를 걸치고 자기 입으로나 책에서는 '돈'을 절대 언급하지 않지만
실제는 수백만원을 받고서야 강의 채비를 하는 인사를 많이 본다.
아니 거의 대다수가 그렇다.
(책과 저자가 일치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하고 대하는 게 편하다)
이런 사람들을 알아채는 방법은
기업 강연장이나 여타 유명장소에서는 쉽게 눈에 띄지만 공공도서관에서는 도무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
도서관은 많은 돈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저자 초청에 기백만원을 들일 돈이 있다면 책을 더 사는 게 맞다.)
장재형씨가 들려준 인생수업이 과연 신화인지 아닌지는
그를 종종 공공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