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명심하거라, 잘 사는 데 필요한 건 따로 있다
신태순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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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이 한국의 출판시장을 휩쓴 적이 있었다.

세상살이가 어렵고 복잡한 것 같지만 실상 삶을 관통하는 진리는 아주 단순하고 유치원 수준에서 이미 다 습득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걸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기회를 잃는다. 일류대를 못간 누군가는 원천적으로 그 사람의 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애초에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태순이라는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자기계발서는

이렇듯 당연한 걸 얘기하면서도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비책을 아들을 위하는 아비의 마음으로 적어내려간 글이다.

저자는 매일 녹초가 되는 월급쟁이도 아니고 몸이 두개라도 모자란 일반적인 자영업자의 모습과도 다르다.

재택근무로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하면서 주식같은 불로소득으로 자동적인 이윤도 확보하고

보험연금도 수령하고 있으며 청약으로 아파트도 장만하고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매년 해외여행도 가는 삶을 개척한 사람이다.


자신이 시행착오 끝에 이상적인 가족사회를 꾸려갈 수 있는

많은 요인을 짚어주는 책은 태반의 자기계발서가 완독하고도 허전함을 남기는데 반해

탱탱한 알맹이를 보여주면서 현실적인 자기계발의 동기를 부여해준다.

굳이 책을 읽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유치원 수준의 지식이 아니라

실제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안고 살아보지 못했다면 알기 힘든

귀중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아들에게 해주고픈 말을 하는 아빠의 부성애에 감동할 준비로

책을 펼친 독자들은 

어린 아들에게 태연하게 돈벌이와 주식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을 책으로 냈는데

'주식은 이렇게 해라'라는 챕터가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하는 것과 비슷한 당혹감이다.


약자를 도와라, 혼자만 잘 살지 마라, 선한 사람이 되어라는 가치 전달은 없다.

아들이 자본주의의 속성에 잘 적응해나가면서 부족함 없이 사는 방법을 전하는 기술서에 가깝다.

그렇다면 저자는 오로지 돈과 자기 가족만 아는 이기주의자인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공공선까지 주장해준다면 더할 나위없는

만족감을 주겠지만 

이제는 공동체를 우선하고 적극적으로 이타적이지는 않아도 

적어도 진심을 지키면서 잘 사는 사람들을 인정할 때도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신태순의 책을 읽고 그와 비슷한 성취를 하기 위해서는

신태순과 같은 진심으로 삶과 사람을 마주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다.

그는 시종 급하게 진실 없이 살면서 잘되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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