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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평점 :
2019년 말 중국의 한 의사는 일반적인 감기증상과는 달리 급속한 폐렴으로 죽어가는 감기 환자들이 늘어나는걸 발견한다. 우한에서 유래했을거라 추정하는 코로나19의 시작이었다.
중국은 도시를 봉쇄하지만 글로벌한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바이러스는 이미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2020년 1월말 한국에도 첫 코로나19 환자가 생기고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
초창기 주로 가까운 아시아를 강타했던 코로나19는 적정한 치사율을 바탕으로 각 대륙을 하나하나씩 집어삼켰다.
현재를 겪는 인류의 기억에는 없었던
역사책에서나 봤던 페스트 쇼크에 버금가는 전염병 대유행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년에 가깝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시대는 부랴부랴 백신을 개발했지만 변이를 해가며 여전히 인류를 괴롭히고 있고 이러한 혼돈이 언제 종식될지는 기약할 수 없는 상태이다.
코로나19는 인류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제는 정치, 사회, 경제 등을 논할때 '코로나19'라는 요인을 생각하지 않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경제학 박사이자 삼성경제연구원에도 몸담은 바 있던 곽수종은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진단하고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예감하는 책을 썼다.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경제의 물길이 어디로 향할지
어느 지점에서 굽이칠지, 빠르게 흘러갈지, 정체될지를
최대한 사실정보를 통해 객관성을 유지하며 간명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 경제의 갈피를 잡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지식과 직관으로 계산해낸 선택지를 가감없이 드러내지만
고차원의 방정식을 논리정연하게 풀어서 정답을 보여주진 않는다.
감히 누가 미래를 단정지으랴
경제 이야기가 많기는 하지만
경제와 연결된 여러 분야도 같이 거론하기 때문에
'경제를 중심으로 본 근미래학' 책처럼 읽히기도 한다.
미래에 대한 호기심을 멈출 수 없는 인간이라면
한번쯤 끌리게 마련인 책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중간중간 인문정신을 강조한다.
경제만을 생각한다면 박정희도, 이명박도 찬양 대상이다.
허나 영원히 축적하는 경제동물의 욕망에만 빠지면
극소수의 풍요 속에 절대다수의 빈곤이라는 디스토피아가 찾아온다.
고민하지 않으면 경제동물들은 언제든 1%가 되어
99%를 지배하고 착복하기 때문이다.
공생을 바탕에 둔 인문의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경제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