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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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초 '개미'라는 소설로 한국에서 완전 유명해진

베르나르베르베르는 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더니

나중에는 아예 작품에 한국인 인물을 등장시켜 한국 독자들에게 보답을 한 적이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미국인이지만

프랑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일까. 

2019년 신작인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는 

온전히 프랑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로르는 자폐아다.

신체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말을 할 수 없다.

태블릿으로 글자를 보여주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오로르에게는 특출한 능력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로르는 두 가지 세상을 오간다.

우리도 아는 여기 세상은 '험한 세상'이고

별을 보면 '참깨 세상'으로 갈 수 있다.

그곳은 모든 게 밝고, 사람들은 친절하고, 오로르도 말을 할 수 있으며

같은 또래인 오브라는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이다.

 

엄마, 언니, 언니 친구인 루시와

놀이동산에 간 오로르는

학교에서 언니와 루시를 괴롭히는 도로테 일당과 마주친다.

루시는 겁을 먹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도망가고

경찰까지 나서 실종된 루시를 찾는다.

 

오로르는 실종된 루시 언니를 찾기 위해

참깨 세상에 사는 친구 오브와 의기투합하고

둘은 놀이동산 어딘가 숫자가 많이 써진 장소에 숨은 루시를 찾아낸다.

루시는 수학을 아주 잘하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은 것이다.

 

사건을 해결한 오로르는 경찰의 부탁으로

또 다른 사건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더글러스 케네디가 '끝(그리고 계속...)'이라고 

다음 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가만히 별을 보면 참깨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오로르를 설명하기 위해

책의 겉표지에는 그믐달 모양 구멍을 냈고

그안에서 태블릿을 쥐고 있는 오로르를 그렸다.

 

책은 환상적인 요소를 품고 있지만

그렇다고 판타지로 규범할 수는 없다.

자폐증을 가진 오로르의 상상력은

점점 현실 세상과 관계 맺으며 비현실적인 것을 잃어가는 사람들과는 다른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깨세상이 어디에 있으며 그곳에서 친구를 험한세상(현실 세상)으로

데려와 사건을 해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어서는 안된다.

오로르의 상상력은 아마 우주 보다 더 거대할 것이고

오로르에게 상상은 거의 현실과 같은 위력을 지니며

오로르는 다만 1인칭으로 자기 얘기를 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폐아를 얘기가 통하지 않는 '바보'로 치부할 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우리가 모르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끊임없이 통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그 통함의 대상이 현실과 인식이 맞닿아 태초의 순수와 상상을 잃어버린

우리가 아니라고 해서 자폐아를 탓할 이유는 없다.

 

모르기 때문에 오해하고 미워하고 싸우는 것이다.

알고 나면 다 이해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낯선 대상에 관심갖기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본 글은 밝은세상 출판사의 서평쓰기 행사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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