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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 마오쩌둥이 밥은 안 먹어도 열 번은 읽었다는 삼국지 속에 숨은
나단 지음 / 비즈니스인사이트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학창시절에 매우 즐겨읽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 많은 사례를 통해 현대의 기업 경영에도 적용될만한 요소를 뽑아 편집한 책이다.
삼국지의 원작은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로 나뉜다.
오랜동안 중국문화의 지배 아래 놓였던 한국도 그간
자체적으로 많은 삼국지 판본을 세상에 내놨는데
정비석, 황석영, 장정일, 이문열, 고우영 등 기라성같은 작가들이
자기 뜻에 맞게 삼국지를 다시 쓰고 그렸다.
저자는 이중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이 읽힌 이문열 평역본을 주본으로 삼아 이 책을 썼다.
제목에는 '적벽대전'이 써져있지만 온전히 적벽대전에서만 사례를 끌어온 것은 아니며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라고 해서 구체적인 기획서 작성 방법이 써있는 것은 아니다.
제목은 말 그대로 저자의 화려한 마케팅술이 적용된 것이므로 어느 정도는 양해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수용과 공감과 사명이다.
세 개의 큰장을 요약하는 제갈량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수용 - 세상이란 큰 덕으로 다스리는 것이지 작은 은혜로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공감 - 성도에 뽕나무 팔백 주가 있고 메마른 밭 열다섯 경이 있습니다.
사명 -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이구나.
각 장은 몇 개의 편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편에서는 삼국지의 장면을 이야기한 다음 현대 기업에서 배울 점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각 편의 마지막에서는 '제갈량의 전략 기획서'라는 제목 아래
본문을 요약해준다.
비유를 활용한 이런 편집 방식은 어느 덧 일반적인 시도가 되었다.
우리는 사랑을 사랑 그대로 설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는 사랑을 설명하는 데 수많은 비유를 든다.
기업/회사 경영에 관해 알아두어야 할 점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 딱딱한 과자를 씹는 것과 같아서
듣는 사람이 직접 겪어본 경험이 있지 않는 이상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삼국지의 일화를 이용해
경영을 조리하면 독자는 훨씬 부드럽게 경영을 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문학의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의 이해를 크게 돕는다.
삼국지에서 현대 기업의 사례로 넘어올 때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로 세계 최고의 기업 사례를 집중하여 이야기한다.
그들이 최고인 이유가 있으며 이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가 삼국지에서 취한 현대 기업의 경영 전략은
하나 같이 주옥같은 통찰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 평소 '생각'을 하면서 경영을 하는 사람은 "이런 것도 고려하지 않고 가게와 회사를 운영한다는 말이야?"라는 반문이 절로 나올 것이다.
문제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워도
저자의 주장을 자기 상황에 맞춰 자기의 행동언어로 치환하여 실행할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점이다. 실패보단 성공을 보기 힘들다는 게 그 증거다.
저자는 원론을 시원스럽게 제시할 뿐이지만
경영자가 자기 앞에 맞닥뜨린 경영문제는 수십차 방정식에 버금가는 복잡성을 띤다.
동양에서 천하의 전략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제갈량을 앞세운
전략서를 읽어도 경영자의 시행착오는 계속 될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내리는 이길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위대한 기업을 꾸준히 성장하면서 오랫동안 장수하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이다. 위대한 기업은 기본에 충실한 회사다. 위대한 직원들이 위대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대한 고객들을 확보하면 된다......다소 허무한 결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소함을 무시하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없다.'
*이 책은 출판사의 서평쓰기 행사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