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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 ㅣ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4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8년 12월
평점 :
이철수님의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를 받아 보고 요즘 시대에 있지 않을 법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도 똑같이 찍어내는 디지털 세상에서 손수 그린 엽서에 빼곡히 쓰인 손글씨를 보게 된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 되버렸으니까요. 그래서 책이 아니라 꼭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전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를 보기 전까지 항상 보던 판화의 작가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 새롭게 와닿았는지 모르겠네요. 일반 대중이 바라보는 현실과 예술가가 바라보는 현실. 같으면서도 다른 이 현실들을 일깨워주는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한창 이슈가 되었던 촛불집회와 대운하. 지금은 아무것일도 없었던 마냥 삶에 찌들어 사는 현실에서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겠지요.
산을 없애고 길을 내고, 아파트를 짓고, 한반도를 갈라서 물길을 트려한다구요.
또 가난한 이들은 더 많이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점점더 부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 조차 신경쓰지 않는 현실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변하지 않는 사람이 더 이상한 세상이라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동안 변하지 않는 곳이 더 귀한 곳이라고.
읽으면서 작가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글과 그림의 조화가 이쁘고 이 현실을 반영한 책이 너무나 고마워 한번 더 읽었습니다.
두번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그래도 현실은 살아갈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현실이 힘들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구나라구요.
보통 책은 봄-여름-가을-겨울 순으로 나열하는것이 보통인데 이책은 겨울-봄-여름-가을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책 출판이 겨울이니까 독자를 배려한 것 같았습니다.
전 다른 계절보다 겨울이 좋았습니다. 겨울은 춥지만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수가있었습니다.
눈빛 든 마루에 앉아(겨울)
p15 있는 모습그대로
상처 없고 흠 없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 겨울 들머리에 남루해진 나무들의 숲에 가서도 나무들의 고된 삶을 만나기 어렵지 않듯, 사람들의 숲인 세상에서도 상처있으면 있는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존재들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편견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본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일 아닐까요.
고마운 봄 비 오시네(봄)
p64
질주하는 세상에서
세상은, 평균적인 사람들이면 누구나 지치고 고민하고 좌절하고
그래도 다시 한 번 분발하고 다시 한 번 시작하는, 그런 고된 세상입니다.
질주하는 세상에 올라타고 거칠게 흔들립니다.
초만원이지요? 내리고 싶을 때도 있고...
세상은 빨리빨리 돌아가라고 천천히 하면 늦는다고 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힘내라고 위로하는 것같습니다.
초록들이 신명나게 자라네요(여름)
p102
작은 등을 밝히고
작은 등불 하나 켜서 어둠이 다 사맂고 다 밝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 켜지 못하면 등은 어둠 속에서 어둠에 묻혀 어둠이 된 채로 있게 되지요.
세상의 불빛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 불빛이 있기때문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습니다.
가을 빛에 눈 멀면 마음 열릴까(가을)
p158
산다는 건
산다는 건, 사람으로 산다는 건, 구차하고 잡다한 속에서 견디는 일입니다.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그 안에서 애써 고요를 찾고, 마음의 작은 평화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게 또한 삶이었습니다.
산다는 것은 진짜 무엇일까요? 하루하루 살기에 버거우면서 살아가기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우는 세상입니다. 그래도 살아있기에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