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걸음
페그 케럿 지음, 황현덕 옮김, 홍창미 그림 / 수린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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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같은 합창단에 있는 6학년 여자아이가 최근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1차항암치료를 마치고 퇴원하여 통원치료를 받게 되어 한숨 돌렸다. 가까운 데서 그것도 어린아이에게 중병이 발생하니 가슴이 벌렁벌렁하다. 이런 시점에 읽어서일까? 작고 노란 책의 주인공 13살 페그의 솔직함과 지혜로움에 빠졌다.
...
아픔은 고통을 주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내면을 성장시키나보다. 그것은 호흡곤란에다 전신이 마비된어버린 열세살 소녀에게도...

엄청난 두려움과 고통 가운데서도 얄미운 간호사에 대한 분노는 꼭 나아야지 하는 의지를 갖게 하고, 반쯤 앉아 있게 된 것만으로도 근사한 기분이 들어 행복감을 맛본다.

소녀는 친구들로부터 학교소식을 듣고는 "아이들은 그렇게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화내는구나"라며 이상한 기분이 든다.

지독한 통증과 무기력한 가운데 인간은 내면의 근육을 키워간다.
일반적으로 외형은 내버려둬도 자라 어른이 되지만 내면은 고통이라는 인도자 없이는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고통은 우리에게 결국은 감사를 선사해주는 것 같다.

순수하고 솔직한 소녀가 고통을 만나고 다루는 방법이 하도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이 책에 빠져버려 단숨에 읽었다. 묘한 치유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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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소노 아야코 컬렉션 2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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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분되는 가보다.

젊음, 아름다움, 예쁜 옷, 명품 가방, 날씬함, 직함, 결과물, 성취물...

전에는 확실히 이런 것에 몰두했다.

특히 가방에 치중했던 것 같다.

들고 다니기보다는 내 소유로 만드는 것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소유한다는 것에 집착했던 시절이다.

그 시절엔 일 잘하는 사람하고만 일하고 싶어했다.

업무현장에서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으로 구분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참 유치한데... 그때는 그랬다.

일의 성취에 모든 목표를 다 걸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일 잘하는 사람만 좋아하고,

일에서 흐지부지되는 사람하고는 인연 맺기를 꺼렸다.

참 단순하기도 하지만 천박한 사람을 묘사하는 느낌이 든다--;;

 

마흔이 지나면서 싹 바뀌었다.

관계의 편안함, 우정, 사랑, 웃음, 화 안 내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

그냥 삶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중요하고 고귀한지를 깨달았다.

이것들은 모두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이 세상엔 눈에 보이는 것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비로소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이 우리를 지탱해주고 있음을 말이다.

 

그즈음이 마흔 이후인 것 같다.

마흔 이후인데도 이 발견이 없는 삶이란 건조하고 얕으고 비본질적일 것 같다.

마흔 이후란 내 삶의 의미를 비로소 알기 시작하는 때인 듯하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미다.

내 삶의 본질을 하나하나 알아나가는 기쁨을 맛보는 황홀한 시기인 듯하다.

그래서 나이듦과 함께 더욱 기대되고 설레는 삶이 가능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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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저편 - 소설 정하상
신중신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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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저편(소설 정하상)>은 그동안 미루어오다 일주일가량 독서를 하였다. 최근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아 의무적으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막판엔 손에 땀을 쥐며 속도를 냈다. 어떤 싸한 감정이 내 마음을 자극하였다.

이 책을 읽은 직후 성당에서 나바위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이곳은 우리나라 첫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이 주교님과 함께 첫발을 디딘 성지였던 것이다. 1800년대 정하상이 우리나라에 사제를 모시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마음과 정성을 다했던 이야기를 막 읽고 난 직후였기에 나의 그날의 순례는 진정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순교성인들의 언급을 들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기는커녕 위대한 성인들이겠지, 하며 그저 글로, 정보로만 대했던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오지 않았더라면 그저 성인과 성지로구나 하는 아주 대수롭지 않은 차원에서 훌륭한 분이시겠지 하는 정도의 감흥이었을 것이다. 

고적하고 평화로운 그곳에서 미사를 드리며 김대건 신부님과 정하상 바오로를 떠올려보았다. 정하상 바오로가 순교하신 나이가 45세로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했다. 그리고 그분들의 믿음과 사랑에 대해서, 또 그 사명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나의 사명에 대해, 하느님께서 주신 나의 달란트가 극대화한 나의 사명은 무엇인지에 대해 뚜렷이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한동안 삶의 목적을 잃어 위축되고 힘들어하였었는데 성지에서 미사를 보며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많이 회복됨을 느꼈다. 나의 일이 의미가 있고 나의 일을 통해 고귀한 뜻을 전함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힘과 사랑과 믿음을 갖게 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진리의 말씀은 듣고 아는 것만으로도 삶이 확 바뀌는 체험을 준다. 행하지 않았더라도 듣고 아는 것만으로 저절로 행하게 되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나로서는 이 대목에서 커다란 힌트를 얻는다. 진리의 말씀은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확 바뀌는 체험을 준다는 것에서 말이다. 사실 알고 실행하는 길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어서 본인 각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일이다. 그런데 일단 진리를 대면시켜주는 일은 내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인다.

나의 사명은 진리의 말씀을 일반 사람들이 어떠한 저항 없이 마음이 끌리어 손에 잡도록 하여 만나게 함으로써 고통과 불안의 늪에서 빠져나와 사랑과 평화의 방향으로 입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관계 속에서 사랑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고 싶다. 성지에서의 기도는 여기에 집중하는 나의 사명에 대해 강한 힘을 주었다.

자칫 나바위 성지순례를 성당 전 신자가 함께 나들이하는 정도로 단순 의무감 차원에서 다녀올 뻔했는데, 딱 그 순간에 책을 집어들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나의 사명에 대해 깊은 묵상을 하게 되었다. 역시 하느님께서 나를 챙겨주시고 늘 주시하시고 계심을 느꼈다.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걸 체험한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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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마라 나의 일상 나이의 힘 5
미나미 가즈코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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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에 대한 대처법.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 일상에 의미를 불어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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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딥- 포기할 것인가, 끝까지 버틸 것인가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 / 재인 / 2010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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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읽어주는 남자- 인문학적 프레임으로 들여다 본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
박근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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