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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창조경영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평점 :
누구나 생각하는 '새로운 기치-창조경영'의 막연함을 공병호 박사가 낱낱이 해부하기에 나섰다. 이건희 회장이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야 알지만, 사실 창조만큼이나 어려운 말도 없는 듯했다. 창조는 신만의 영역인데....늘 뭔가 창조적으로 사고하라지만, 뭘 아는 게 있고봐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있는 거고 그러기에 창조에 경영을 덧붙인 이 말이 영 막연하기만 했다.
저자의 해박함과 넓은 독서로 하나하나 설명해 나가는 창조경영은 '새로운 것'이 '창조'라는 것에는 일치한다. 잭 웰치가 말하길, 한국은 다른 나라를 따라서 경제발전을 이루긴 했으나 한국만의 특색, 창조적인 뭐가 없다 했단다.(의미가 이렇다는 거고, 직접 쓴 글은 좀 달랐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배가 고팠던 한국경제는 '온고이지신'할 시간이 없었다. 예전 유학자들은 배를 곯고도 연구에 몰두했지만, 요즘 한국은 '아웃풋'에만 목을 매단지 꽤 오래되어서 좀처럼 예전같은 모습 찾기 어렵다.
저자는 말한다. 여러 각도로 창조란 말도 설명하고, 해명도 하지만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이야기인데, 창의적으로, 여러가지 폭넓게 공부하고, 폭넓게 사고하여서 어떤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또는 창조적으로 새롭게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구구절절 옳은 말씀을 한다.
창조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조직은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창조경영을 외친 삼성이야말로 '큰 실수없이'운영되는 조직이 아니었나 싶다. 다시 말하면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고, 그러자면 크게 두드러질 일도, 크게 창조적일 필요도 없는 '관리'의 문화였다는 것. 창조를 처음 외친 곳이 여기라는 게 의미심장하다.
개인은 창조경영을 위해. 다른 건 없나, 왜 그런가 자꾸 질문으로 생각해보면서 데이터를 연결하는 훈련을 하면 훨씬 나아진다.
아는 이 공병호 박사님의 책은 어렵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차분하게 논리를 전개하며, 이를 입증하는 인용문으로 풀이해서인지 그닥 어렵지는 않았고, 창조경영을 어렴풋하게나마 정리해보게 되었다. 학자들이 하는 일이 이런 것이다 하면서. 경영은, 경제는 벌써 창조의 기치를 들고 나가고 있고, 논리적 모순을 찾고, 큰 준거 안에서 더 바람직하고, 소모를 없애기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혹은 창조경영이란 말을 정의해서 상호간에 혼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학자들은, 연구는 그에 따라가며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끝으로 렉서스와 딤채의 사례에서 느낀 점을 덧붙이고 싶다. 누구나 인용하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내가 무얼 장점으로 가지고 있나 생각하고 남들이 어디에 몰려 있나 보고, 내가 무엇을 고칠까 보다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가지고 새 상품을 만들어 낸 결과,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을 잘 하는가 보고, 남들이 없는 그곳을 새롭게 침투하는 것이 창조경영이다. 내가 생각한 것은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