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 이력서에서 면접까지, 취업.이직의 모든 것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전제아 옮김 / 서돌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교육 혹은 인사업무와 약간의 연계성 있는 업무를 한다. 인사담당자는 그 회사에서 가장 젠틀한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직원의 개인적인 고충도 잘 들어준다. 기존의 직무에 상담도 해주다 보니 인사담당자는 당연히 회사에서 지독히 바쁘다. 채용시기가 되어 한번 전화를 해보면 안다. 잠시 통화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옆에서 전화벨이 울려대고, 그의 목소리는 숨가쁘다.

그런데, 순수한 마음으로, 순진무구한 이력서 넣어놓고, 전화로 자꾸 확인한다고? 수천 수만 이력서 중에 ‘지금 별로 갖춘 것은 없지만 배워가며 열심히 일한다’고 적어놓은 채 합격을 바란다고? 천부당 만부당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꼭 읽어야지 하면서도, 인사담당자는 읽지 않았으면 했다. 이 책의 노하우가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알려진 걸 알면, 고도로 전략이 더 세밀화 될 테니까. 그러나 공개된다 하더라도, 이제는 큰 줄거리는 명백하다. 인사담당자는 바쁘다. 채용과정은 탈락자를 추려내는 과정이다. 승리자는 결코 실력에서 상위에 등극한 사람이 아니라(그럴 수도 있지만), 크게 흠될 것이 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잘 포장한 사람이다.

마케터라는 직업상, 이 책을 다른 관점으로 읽었다. 나를 세일즈 하는 방식. 내가 가진 패를 다 보여주고 선택을 바라는 것은 바보다. ‘나는 보자기야’ 니가 주먹을 내야 내가 이겨’하고 기다리면 바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 경력을 말하면 안되고, ‘상대가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일단 첫 관문을 넘어선다. 그러고 나서 수많은 채용의 단계를 극복하는 거다.

이력서 한 장은 나를 세일즈 하는 고급 툴이다. 정해진 문서 안에 나를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때때로 공백과 단어 하나, 사실의 재배열에서 큰 여파가 생겨난다. 굳이 거짓말은 아니지만 상대가 기대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포장하는 기술.

거기다 하나 더. 급하면 진다. 속내를 드러내보이면 진다. 인사담당자를 걱정시킬 질문을 해대면 진다.

긍정적이고, 일관성 있으며, 다른 데서도 탐내는 인재. 예의 바르고 침착한 인재의 모습에 가까워져야 한다. 능력보다 ‘물의’를 빚지 않아서 인사담당자의 책상을 위협하지 않을 사람이라야 이력서가 쓰레기통에 가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채용되고 나서의 과정도 다룬다. 무척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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