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쉽게 찾기 Outdoor Books 9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봄꽃 쉽게 찾기란 책을 손에 쥐었을 때의 든든함이란. 아껴먹고 싶은 간식처럼 이 책이 꼭 그랬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시는 엄마도 이 책을 반기셨다. 사진이 큼지막하게 컸으면 이 자체로 보고 그림도 그리는 데 더 낫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나로서는 자그마하니, 포켓용으로 들고 다니며 이 꽃 저 꽃 비교해보기 안성맞춤이라 불만이 없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꽃을 색깔별로 구분한 것에 감탄했다. 이름 별로 되어 있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했는데 말이다.

붉은 꽃

꽃바지는 완벽한 다섯 개의 꽃잎이 도자기처럼 곱다.
용담과 구슬붕이는 화려하게 핀 모양새가 파티장 장식처럼 화사하다.
숨 막힐 듯 핀 설앵초의 핑크빛과 단아함이 참 멋지다.
가로수 공원이나 근처에서 자주 심어두었던 시클라멘도 확인해보게 되어 좋았다. 이름을 알기 어려웠었는데. 어릴 적 엄마가 자주 심었던 꽃은 사철베고니아였다. 학교에서는 베고니아라고 배웠던 것 같긴 하다. 그때는 심었던 그 꽃 이름을 몰랐는데.

한 가지인줄만 알았던 제비꽃은 열 네가지나 된다.
자운영은 동양적인 모양새가 품위 있어서 좋았다.
둥근말냉이는 수국을 닮았는데 야생초의 풋풋한 맛이 참 곱다.
현호색이란 꽃도 일곱 가지나 되었다.
폭죽이 터지는 듯한 각시붓꽃의 아름다움, 자연이 선사한 그라데이션.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등심붓꽃의 고운 모양새.

노란꽃

나는 작고 모양새가 빚은 것처럼 단정하게 붙은 꽃들을 좋아한다.
바위미나리아재비의 모양은 사진으로만 보아도 숨이 막힌다.
유채꽃이 이렇게 고울 줄 몰랐다.
흰털괭이눈은 종이꽃 돌돌 말아 만든 것처럼 곱고 완벽했다.
오대산괭이눈도 생김이 비슷한데 좀더 수줍은 모양새를 지녔다.
가락지나물은 이름도 다소곳한 데다 모양도 수줍어보인다.
양지꽃이랑 가락지나물은 꽃 자체는 참 비슷하다. 잎사귀를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흰꽃

개벼룩은 이름이 흉측한데 꽃은 참 곱게 생겼다.
개별꽃은 지천에 흔하게 핀다고 이름앞에 '개'를
붙였나본데, 꽃들에게는 참 억울하겠다 싶다.
큰개별꽃, 개별꽃, 덩굴개별꽃, 숲개별꽃이 참 곱다.
바람꽃도 다섯개나 되는데, 언제 한번 여행갔던 변산의 한
펜션 이름이 바로 '변산바람꽃'펜션이어서 참 반가왔다.
열 개도 넘는 냉이도 소박하니 곱다.
흰색 제비꽃도 여러 개가 된다.
말로만 듣던 마거리트 꽃을 사진으로 보니, 길에서 흔하게
보았던 그 꽃 이름을 이제 알게 되어 기쁘다.


녹색꽃

인삼은 녹색꽃이 핀다. 약재로 쓰이는 몸통에 비하면 꽃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꽃인지 잎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꽃들이 많아 약간은 서운하다.
봄에 볼 수 있는 여름꽃들도 반가웁다.
별패랭이꽃은 녀석이 참 단정하다. 부러 손으로 만든 꽃처럼
어쩜 그런지. 디기탈러스는 초롱꽃과 많이 닮았다. 사촌간이 아닌가 싶다.메리골드의 화려한 주황색과 노랑빛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우리 꽃들은 자그마하니 이쁘게 피는 게 특징인 거 같다. 큼직하게 이쁜 꽃은 아니어도, 오밀조밀한 게 훨씬 이쁘다. 봄꽃은 찬바람도 맞으며 꽃을 피운다. 향기도 그래선지 더 진하고 가슴에 남는 것 같다. 작은 꽃이 있는 힘을 다해 지천으로 펴서 산천에 흔들리듯이 하루하루가 내게 꽃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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